김장! 부재료가 다르다. 그 후 이야기
지난해 12월 초에 김장을 하고서
김장! 부재료가 조금 다르다는 글을 올렸다.
http://blog.daum.net/limkj0118/13744591
작년의 김장에는 매실 엑기스, 청둥호박 삶은 것, 그리고 차조기(자소엽)차를 김장 속에 넣고 청각을 넉넉히 갈아 넣었다. 청둥호박을 넣는 대신 전라도에서 사용하는 찹쌀 죽이나 밥을 넣지 않았고, 매실엑기스와 차조기차를 넣는 대신 설탕을 전혀 사용하지 않았다. 메실엑기스와 차조기 그리고 청각은 방부작용이 있어 김칫독 맨 위에 우거지를 올리지 않아도 괜찮고 잘 시지도 않는다. 지금도 김치가 시지 않다. 이제 이달 말쯤에는 김장독의 김치를 김치 냉장고로 옮기고 김장독을 파내고 그곳에 채소를 심을 생각이다. 그래서 지금의 김장독 속의 김치를 보여주고 싶어서 글을 올린다.
김장독 위에는 이렇게 옆으로는 구멍이 뻥뻥 뚫리고 위는 막힌 바구니를
올려 놓았다. 위가 막혀서 눈이나 빗물을 막아주고
옆으로 뚫린 구멍으로는 바람이 계속 불어서 김장독을
서늘하게 해 주었을 것이다.
김장독 뚜껑은 옹기여야 차가워서 좋다.
납작하고 커다란 돌을 두어시간 솥에 물을 붓고 그 속에 넣어서 팔팔 삶았다.
그리고 식품을 담는 용으로 사용하는 비닐에 넣어서 약쪽을 매듭지었다.
돌의 무게 때문인지 김치가 들어있는 비닐 봉지 밖으로 물이 나와서 홍건하다.
그러다 보니 김장봉지가 물속에 들어있게 된다.
우거지를 올리지 않아 비닐을 벗기고 위에서부터
그냥 김치를 꺼내 먹어도 맛있다.
물론 속에것이 더 촉촉하니 맛있지만
겉에 것은 국물이 없이 맛있다.
작년에 내가 김장독을 땅에 묻으려고 땅을 파는 것을 이웃집 아저씨가 보고
-땅은 왜 파?
-김장독 묻으려고요.
-이젠 별짓을 다해요.
아마도 그 아저씨는 김장독을 묻은지가 하도 오래되고 김장은 당연히 김치냉장고에 저장하는 것으로 알고 있어서 그랬을 것이다. 그러거나 말거나 나는 동쪽 텃밭을 팠다. 정말 오랜만에 김장독을 묻는다. 서울서도 작은 텃밭에 김장독을 묻고서 김장김치를 넣었는데 3월이면 시기 시작하였다. 곰곰 생각하니 그곳은 햇빛이 잘 들고 김장독 뚜껑 위에 무언가를 덮었다. 그래서 봄에 더 빨리 시었을 것이다.
김치는 공기 중의 유산균(젖산균)이 들어가 살면서 젖산발효를 일으키며 익어간다. 발효는 호흡이다. 호흡이니 열이 난다. 그래서 김장독은 땅에 묻지 않더라도 바람이 잘 통하는 그늘에 두면 여름까지도 김치가 잘 시지 않는다. 바람이 열을 불어서 멀리 쫒아버려서 따뜻해지는 김장독을 식혀 주어서 젖산발효를 늦추어주기 때문이다.
보통은 아무리 서늘한 곳에 두어도 우거지를 씌어야 겉은 짓물러지고 부패를 해서 우거지를 걷어내고 그 아래의 김치를 먹을 수가 있다. 속의 김치는 잘 숙성되어서 맛도 좋고 흐물거리지도 않는다. 왜냐하면 유산균은 잡균을 죽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유산균을 먹으면 대장에 가서 대장 속의 숙변을 제거하고 잡균을 죽여서 오래 묵은 김장김치를 먹으면 뱃속이 개운해지고 편안해진다.
요즘에는 텃밭이 있어도 김장을 하자마자 김치냉장고에 넣는다. 그래서 이웃집 아저씨가 내가 김장독을 묻기 위해서 땅을 파는 것을 보고 약간은 우숩께 본 것이다. 겨울 동안 땅 속의 항아리에 김치를 넣어 두고서 먹으면 김치 맛도 좋고 전기요금도 줄일 수가 있다. 더구나 김장의 부재료가 달라지면 더 맛좋은 김치를 즐길 수가 있다.
2012.03.21. 林 光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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