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의학도를 제자로 맞아들이다.
3월 14일 낮이다. 강의실 현관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린다. 마침 내 방에서 인터넷을 하고 있다가 현관문으로 달려가서 문을 열고 보니 아무도 없다.
-누구세요?
큰소리로 외치니 건물 옆에서 청년이 돌아온다. 그는 현관문을 두드려도 아무 인기척이 없자 그냥 가다가 내 소리에 다시 돌아온 것이다.
-여기 왔어요?
내 말에 청년은
-여기서 인체여행 강의 하나요?
-네. 인체여행 강의를 들으러 오셨어요?
-네.
-들어오세요.
청년은 00대학교 대체의학과 4학년 학생인데 해부학 강의를 듣는데 이해가 잘 안된다면서 인체에 대한 기초를 알면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왔다는 거다. 어떻게 알았느냐는 질문에 후배가 고창에 살면 유명한 임광자 선생님이 있지 않느냐고 하더란다. 그 후배가 고창 전통시장 주차장 옆에 있는 생활생물 연구소에서 -인체여행 강의-가 있는데 아주 알기 쉽게 가르쳐준다고 말하였다고 한다.
-수강료는 어떻게 하는지요.
-한 시간에 2,000원.
수강료 이야기를 듣더니 얼굴에 미소가 번진다.
-언제 강의를 해요?
-일요일 밤 7시~8시에 강의를 하고, 토요일 오후 2-3시까지 하는데 토요일에는 듣던 수강생이 일이 있어서 지금 하지 않고 있어요.
-다른 날은요?
-안하고 있어요. 옛날에 강의를 하루에 15시간씩 했던 때가 있는데 그 때 목이 좀 나간 것 같아요. 오래 말하면 가슴이 아파요. 말을 하지 않으면 괜찮고요. 지금은 많이 좋아져서 강의도 하고 있지요.
-낮에는 제가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어요. 일요일에 함께 들을까요?
-일요일반은 진도가 많이 나가서 기초가 없으면 따라 하기 힘들고 해부학 공부와 대체의학을 전공하려면 일반인 보다는 더 깊이 공부해야 해요. 그러니 평일 밤에 와서 소화계부터 공부를 시작해요.
-제가 금년 말에 학과 추천으로 취직을 하는데요. 그 전에 근골계(筋骨系)를 끝내야 하기 때문에 좀 급하거든요.
-근육과 골격을 알려면 그 전에 소화계를 배워서 영양소를 알아야 해요. 근육의 주성분이 단백질이에요. 단백질이 어떻게 우리 몸속으로 흡수되어 근육의 주성분이 되는가를 알기위해서, 근육을 움직이려면 칼슘 등이 필요한데 이것들이 어떻게 소장에서 흡수되는가를 알기 위해서, 칼슘을 섭취하려면 비타민 D가 필요한데 이것들이 어떻게 흡수되는 가를 알기 위해서 소화계를 배워야 해요. 우리 몸은 우리가 먹는 음식에서 필요한 영양소를 흡수하여 만들어요. 그래서 인체를 배우려면 첫 번째로 소화계를 배워야 해요. 근육을 움직일 때 에너지가 필요한데 근육에서 에너지를 생산하려면 호흡계를 배워야 해요. 호흡의 목적이 바로 에너지 생산이거든요, 근육이 움직이면 노폐물이 생기는데 노폐물은 혈액에 녹아 간으로 가서 해독되고 콩팥으로 가서 오줌으로 배설해야 해요. 그러니 배설계와 순환계를 배워야 해요. 근육과 골격이 발달하려면 호르몬이 있어야 하는데 그러려면 내분비계를 알아야 하고, 근육이 움직이려면 신경계를 알아야 해요. 이런 것들을 체계적으로 배우지 않고 근골계만 톡 떼어서 배운다면 그냥 아무 뜻도 모르고 앵무새처럼 외우는 거라 자기 것으로 만들 수도 없고 응용할 수도 없지요.
-그럼 언제쯤 끝날 가요?
-얼마큼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시기를 앞당길 수가 있지요.
-일주일에 두 번 이상 할 수 없어요?
-제가 목이 아플 거예요. 열심히 따라와 준다면 여름쯤 끝날지도 모르지요.
-일요일 밤에도 들으면 안 될 가요?
-학생과 일반인의 강의 수준이 달라요. 학생한테는 대학교제에서 다루는 것을 대충은 다 다루면서 대체의학이니까 생활생물에 근접해서 가르쳐야해요. 공부는 둘 이상이 해서 공부 한 것을 서로 질의문답을 하면서 둘이서 되풀이 하면 훨씬 좋아요. 그리고 교재로 프린트 한 장 정도를 주고 필기를 시켜요. 단어를 외울 때처럼 읽고 쓰고 설명 듣고 해야 기억이 잘 되어요.
-그럼 후배한테 같이 듣자고 이야기 해볼게요.
-그러세요.
3월 15일 낮이다. 손전화가 울린다.
-후배하고 같이 밤 7시30분에 갈게요.
둘이 왔다.
-후배는 광주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정읍에서 온다고 한다.
-정읍에서 차비 들이고 일주일에 두 번 오려면 힘들겠네요?
-차비가 문제에요. 정말 저는 공부하고 싶어요. 실은 날마다 오고 싶어요.
강의를 들으면서 대답하는 것이 토막토막 책을 많이 본 흔적이 보인다.
-제가요 선생님의 네이버 블로그에서 인체에 대한 글을 읽었어요. 댓글도 달았어요. 글을 아주 이해하기 쉽게 쓰셨더라고요.
-다음 블로그에 글이 많아요.
-강의하시는 것 캠코더로 찍으면 안되나요?
-내년에 그렇게 해요. 일년 동안에는 준비기간으로 하고요. 내년에는 생생연에서교재도 만들려고 해요.
-인체공부를 기초부터 하려고 여기저기 찾아보았는데 수강료가 너무 비싸고 그랬어요. 그런데 이곳은 수강료가 너무 싸서 이게 무슨 횡제냐 하고 오기로 하였지요.
-수강료가 싼 데는 이유가 있지요. 제가요. 선생님들의 도움으로 공부를 했어요. 더욱이나 제 학비를 대주신 선생님이 계신데...지금은 작고 하셨어요. 고려의대 미생물학교실의 이용주(여의사, 여교수) 주임교수께서 저에게 물심양면으로 많은 도움을 주셨어요. 나중에 빚을 갚아야겠다고 하였더니 “받으려고 도와 준 것이 아니니 갚으려면 사회에 갚으라.”고 하셨지요. 그래서 수강료를 싸게 받고 강의를 시작한 거예요. 여러분 같은 학생이 제자가 되고 또 대체의학을 발전 시켜서 크게 되면 그게 더 큰 보람이잖아요. 아참 가끔 맛있는 거 생기면 주어요.
-네. 그럴 게요.
-저는 꽃가게를 하니까 꽃을 갖다 드릴 게요.
-그래요. 현관에 음지식물을 갖다 주어요.
이 학생들은 일주일에 두 번, 한 번 강의에 한 시간 반씩 하기로 했다. 한 번 강의에 3,000원으로 계산해서 한번에 30,000원씩을 미리 내겠다고 하였다. 한 달에 보통 4주가 들었으니 둘이서 강의 듣고 오만원도 못되게 수강료를 내니 참으로 싸다. 더구나 빠지는 날은 수강료를 받지 않는다. 열심히 배우려고 하는 청년들이라 나 또한 열심히 가르치려고 한다. 내일 밤에도 강의 한다.
3월 11일 일요일 밤에는 배설계 강의가 있었다.
2012.03.16. 林 光子
'생생연 출판사 > 생생연 강의'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세포 강의 후기(대체의학생:3월 26일 밤 강의) (0) | 2012.03.26 |
---|---|
대체의학생과 일반인의 강의 후기(3월16일,18일) (0) | 2012.03.19 |
소화계 마무리 강의(치질을 예방하려면)(2월26과 3월4일 밤) (0) | 2012.03.05 |
갱년기를 맞은 장성 여인과의 대화 (0) | 2012.02.27 |
류마티스 관절염 외 문답 강의 후기(2월 19일 밤) (0) | 2012.02.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