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래도 이상하다. -연못 생태계
동쪽 고무통 연못에 실지렁이가 많이 생겼다. 내가 미꾸라지 새끼라고 생각했던 치어는 거무스름하게 몸통길이가 축소되면서 가운데가 통통해지며 번데기처럼 변해서 활동을 멈추고 연잎 뒷면이나 고무통 내벽에 그냥 붙어 있는 것이 보였다. 그럼 나는 미꾸라지 치어가 아니고 알-애벌레-번데기-성충의 변태과정을 거치는 완전 변태를 하는 어떤 곤충의 애벌레의 모습을 본 것일까? 분명 장구벌레는 아니다.
아주 작지만 꼭 미꾸라지 축소판 같은 모습이다.
또 이상한 것은 미꾸라지 한 마리가 물 위로 떠올라서 망 바구니로 건져보니 무엇에 뜯겼는지 눈알 하나와 얼굴 한편의 피부가 없어졌다. 그런대도 망 바구니 안에서 펄떡 거려서 그냥 물속으로 보내주었다. 그 모습을 보니 며칠 전에 연잎 뒷면에 붙어 있던 우렁인지 달팽이인지 비슷하게 생긴 것을 본 일이 있는데 그게 보이지 않는 거다. 그것이 미꾸라지 얼굴을 만신창이로 만들었을까? 아님 고양이가 물위로 얼굴을 내밀고 먹이를 먹는 것을 잡으려다 상처만 입히고 놓친 것일까?
연잎 뒷면이다. 손가락 오른쪽 아래에 우렁이 같은 것이 붙어있다. 이건 다음날에 떨어져 사라졌다. 이것이 미꾸라지 왼쪽 눈을 파 먹고 얼굴에 상처를 내었을까? 요것이 물속에서 다른 미꾸라지에게 상처를 주면 어쩌지 그 때 잡아낼 걸 후회된다. 그런데 이 우렁이 같은 것은 어디서 온 것일까? 실지렁이가 무척 많았는데 어디로 갔지? 열한시 방향쪽에 검고 가운데가 통통한 것은 움직이지 않아서 마치 번데기 같다.
연못통에 갑자기 여러 종류의 수중동물이 나타나는 것은 미꾸라지 수가 적어서 다 잡아 먹지 못하는 것일까? 오늘은 장날이다. 부랴부랴 장으로 가서 지난번에 미꾸라지를 팔았던 할머니에게로 갔다.
-아주머니 지난번에 제가 사 간 미꾸라지 모두 알배었다고 하였잖아요?
-지금 여기 있는 미꾸라지도 모두 알을 뱄지.
-저희 집 연못통에요? 미꾸라지 새끼 같은 것이 막 돌아다녀요? 미꾸라지 새끼는 물 속 진흙 속에 사는 것 아닌가요?
-벌써 미꾸라지 새끼가 보여. 아닐 걸. 더 있어야 할 거여.
-실지렁이도 많아요.
-미꾸라지가 실지렁이도 다 잡아 먹어.
-그럼 미꾸라지 수가 적어서 다 못 잡아먹는지도 모르니까. 알밴 암컷과 수컷을 몇 마리 주세요.
-내가 암컷과 수컷을 어떻게 구별해?
-어디서 잡아 오는 대요?
-저수지에서 잡아 와. 내가 키운 것이 아니니까 미꾸라지에 대해서 잘 몰라.
-위에서 보아서 앞뒤로 이등분 했을 때 뒤가 가는 것이 수컷이라고 인터넷에 나오던 대요.
할머니는 미꾸라지 통에서 통통한 미꾸라지와 뒤가 가는 미꾸라지를 열 마리를 잡아서 비닐봉지에 넣고 물을 부어준다.
-혹시 미꾸라지 알 낳아서 새끼로 되는 것 보았어요?
-알을 낳아도 미꾸라지로 다 되지 않데.
-암컷이 알을 낳고 수컷이 알 위에 정액을 뿌려 주어야 수정이 되어 새끼로 부화되어요.
인터넷 검색 창에 “미꾸라지 수정”이라고 쓰고 검색하니 -비가 내려 물이 불어나면 짝짓기가 시작되며, 이때 수컷은 암컷 몸을 감아서 알을 낳도록 유도하고 알을 수정시킨다. 낳은 알은 물풀에 붙이는데 보통 2일 후에 부화한다. 몸길이가 4cm 정도로 자라면 어른의 모양새를 갖추게 된다.
사온 미꾸라지를 문제의 연못통에 넣어주니 실지렁이와 번데기 같은 부유동물도 없어지고 어찌나 잘 먹는지 물이 깨끗해진다.
3시 방향에서 미꾸라지가 고무통 내벽에 붙은 작은 동물을 열심히 잡아 먹는다.
11시 방향의 물속에서 미꾸라지가 무언가를 열심히 먹고 있다. 실지렁이가 눈에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미꾸라지 새끼도 잡아먹을까? 작지만 자세히 보면 꼭 미꾸라지를 닮았는데 같은 종족도 잡아먹을까? 문제는 내가 미꾸라지 새끼라고 생각하였던 치어도 없어지는 거다. 모르겠다. 기다려 보자. 동쪽, 남쪽, 서쪽에 있는 연못 어디서건 미꾸라지가 자손을 보았으면 좋겠다. 가끔씩 추어탕의 꿈을 이룰수 있기를....
2011.06.13. 林 光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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