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와 고양이-생태계의 평형 조건

쥐와 고양이-생태계의 평형 조건

고창 전통 시장에는 고양이들이 많이 산다. 생선가게가 많아서 고양이가 먹을 것이 많고 때때로는 가게 주인들이 고양이에게 먹을 것을 주기도 한다. 시장에서 쥐 보다는 고양이가 사는 것이 더 좋은가 보다. 고양이가 많으니 쥐들이 보이지 않는다. 고양이가 많다고 쥐들이 없을 리는 없다. 다만 고양이 눈에 띠지 않게 숨어 살 뿐이다.

생생연은 시장 옆에 있다. 생생연에서 시장 쪽으로 노출된 수로가 있다. 옛날에는 농수로였으나 요즘은 그냥 수로다. 더러운 물이 흘러서 악취가 심하다. 여름에는 더욱 냄새가 심하고 시궁쥐가 많이 산다. 그래서 그 수로의 구멍 옆에 구기자, 차조기, 방아 등의 식물을 심어서 구멍에서 나오는 냄새를 죽이도록 하고 있다. 이곳 수로 구멍으로는 시궁쥐가 떼를 지어 드나든다. 사람이 있어도 두려워하지도 않고 드나들고 아주 빨라서 잡기도 힘들다. 쥐약을 놓아도 먹지 않는다. 옆집에서는 찐득이를 놓고서 잡는다고 했다. 나도 찐득이를 몇 번 놓았는데 한 마리도 걸리지 않았다. 아주 영특한 쥐들이다. 

요즘은 그 많던 쥐들이 보이지 않는다. 그 대신 검고, 누런 얼룩무늬, 하양 등등 여러 색깔의 털을 가진 고양이들이 어슬렁거리며 생생연을 돌아다닌다. 고양이가 한가롭게 생생연을 돌아다니면서 쥐들이 안보이게 되었다.

작년까지는 생생연에 사나운 개들이 묶여져 있어서 고양이가 얼씬 거리지 못했다. 고양이는 큰개소리만 들어도 가까이 오지 못했다. 그런데 쥐는 묶인 개의 행동반경 밖의 근처까지 쏜살같이 지나쳤다. 쥐가 지나면 개가 사납게 짖었지만 쥐들은 묶인 개가 자기들을 잡으러 올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자유롭게 돌아다녔다. 늙은 호박은 물론 애호박도 가지도 다 갉아 먹었다. 그런데 개가 없어지자 고양이가 나타나 쥐들을 다 잡혀 먹었는지 눈에 띠지 않았다. 그래서 쥐들이 다 고양이한테 잡혀 먹은 줄 알았다. 그건 내 착각이었다.

며칠 전 생생연에 온 손님이 앞집의 개집 근처를 보더니

-와! 정말 큰 쥐다.

-어디요?

-쏜살같이 지나가네요.

손님이 가리킨 곳이 바로 앞집의 개집 앞이었다. 수로는 앞집 터 밑으로도 나있다. 생생연에서 사라진 쥐들은 고양이에게 잡혀 먹힌 것이 아니고 묶인 개가 있어 고양이가 접근하지 못하는 수로 위쪽으로 생활공간을 옮긴 것이다.

이제 나는 고민에 빠졌다. 여름에 진순이 한 마리를 데려오려고 한다. 시장통이라 개를 풀어 놓고 기를 수는 없다. 묶여놓고 길러야한다. 그럼 고양이가 또 접근을 못할 거고 쥐들은 비호처럼 여기저기 종횡무진 다니며 내 먹을거리를 도둑질 할 거다. 나는 개가 참 좋은데 .....

고양이도 개도 쥐의 천적이다. 생태계에서는 천적관계에 의해서 먹고 먹히는 관계가 먹이사슬을 이루고 있어 수적평형을 이룬다. 먹이사슬에서 광합성으로 유기물을 생합성하는 식물은 생산자가 된다. 식물만 먹고 살면 초식동물이 되고 1차 소비자가 된다. 1차 소비자를 먹고 사는 동물을 육식동물이 된다. 2차 소비자를 먹는 육식동물은 3차 소비자가 된다. 그러나 사람처럼 잡식동물은 먹는 것이 꼬이고 꼬여서 먹이그물을 이루게 한다. 생태계 안의 모든 물질은 돌고 돌면서 물질평형을 이룬다. 물을 예로 들면 우리가 물을 마시고 오줌으로 배설하면 그 오줌은 다시 물로 가서 수증기로 되어 하늘로 올라 비가 되어 다시 땅에 내리고 우리는 그 물을 먹는다. 생태계에서 수적평형과 물질평형이 이루어질 때 생태계 평형이 이루어지고 우린 행복하게 살 수가 있다. 그러나 수적평형과 물질평형이 깨어지면 생태계 파괴가 일어나고 우린 행복하게 살 수 없다.

 

생태계의 평형을 지키는 첫째 조건은 먹이사슬의 첫단계인 생산자 즉 광합성을 하는 식물을 많이 심어야 한다. 식물은 공기 중에 산소를 내 놓아 공기를 맑게 하고 흙이 품고 있는 물속의  무기물을 섭취하여 토양과 물을 정화시킨다. 숲이 우거진 곳에는 생명수가 넘친다. 우리가 생태계 평형을 위해서 가장 먼저 할일은 나무를 심는 것이다.

2011.04.14.  林 光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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