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살아가는 이야기

봄맞이

by 임광자 2010. 2. 22.

봄맞이


해가 나날이 길어져 창문의 밝음이 보다 더 늦게까지 이어진다. 햇볕의 다사로움과 바람의 부드러움이 피부로 느껴진다. 봄 맞을 준비를 하기 위해 텃밭을 어슬렁거리는데 거름통에서 풍기는 냄새가 코를 자극한다. 추위는 냄새를 얼게 만든다. 추위가 풀리자 거름통에서 냄새들이 나풀거리며 나와 사방에 자신이 있음을 알린다. 거름은 채소와 과일나무가 먹을 식량이다. 예전에는 유기질 비료를 사서 사용하였으나 작년에는 깻묵과 쌀겨에 물을 부어서 축축하게 해서 고무통과 플라스틱 통에 넣어 거름을 만들었다. 그리고 진순이 대변을 모아 썩혔다.


과일나무와 텃밭의 채소들에게 내가 먼저  맛있는 먹이를 주어야 그들도 나에게 먹이를 맛있게 만들어준다. 사람끼리만 주고받는 것이 아니다. 초목과 우리도 주고받는다. 받고 주는 것이 아니라 주고받는다. 사람과는 받고 주어도 되지만 초목은 받아야 준다.

 

 

 

 


거름통에서 풍기는 고약한 냄새를 가두어 두기 위해서 비닐봉지에 거름을 넣고 입구를 동여매고 동여 맨 주둥이가 밑으로 가게해서 또 한 번 비닐봉지에 거꾸로 쳐 넣고는 입구를 동여매고 주둥이가 땅으로 가게 거름보따리를 땅바닥에 엎었다. 아마도 앞으로 몇 년은 사용할 수 있을 것 같다. 

 


 

거름을 비어낸 플라스틱 통과 고무 통에 물을 조금 붓고 흔들어서 밭에 뿌리고 물을 가득 채운 후 락스를 조금씩 붓고는 뚜껑을 덮었다. 몇 날을 그렇게 두었다 씻으면 거름냄새가 빠지고 깨끗해진다. 

 

 

 

 

 

 

 


텃밭 여기저기에 나의 먹을거리들이 월동을 하고 몸 한쪽이 으스러진 모습으로 나를 보고 웃는다. 봄은 앓으면서 오나 보다. 작년에 화려하게 성장을 해서 나에게 잎을 제공하던 치커리들이 추위에 겉잎이 뭉개지면서 속잎을 잘 간직하여 봄맞이 할 준비를 한다. 벌써 몇 잎을 떼어서 새로 담근 고추장에 비벼 먹었다.

 

 


 

동편 텃밭에 만들었던 아치를 강의실 창문 앞으로 옮겼다. 보기가 더 좋다. 오이와 방울도마토를 심어서 줄을 매달아서 올릴 것이다. 강의실 창문을 열고 오이와 방울도마토를 따먹어도 될 것 같다. 작년에는 늦가을까지 방울도마토를 엄청 많이 따 먹었다.

 

 

 

 

 


작년에 심은 작은 묘목을 다른 곳으로 옮기고 올해는 열매를 얻을 수 있는 유실수를 사다가 다시 심을 생각이다. 꽃도 심고 채소는 먹을 만치만 심을 생각이다. 호박과 사두오이와 동아 등등은 동편에 심에서 바닥을 기면서 열도록 할 생각이다.


올 여름에는 더욱 푸르른 생생연을 만들고 일이 잘 풀려서 실습실이 만들어진다면 참 좋겠다.


2010.02.22.  林 光子

 

 

 

사업자 정보 표시
사업자 등록번호 : -- | TEL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