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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체여행 소화계(구)

1장. 2회. 배고프면 왜 기운 없어요?

by 임광자 2009. 1. 30.

1장. 소화계 예습: 2회. 배고프면 왜 기운 없어요?


할머니가 좌우 벽 앞에 놓은 바퀴달린 책장을 밀고 거실의 열려진 넓은 문 앞으로 밀고 온다. 먼지떨이로 책의 먼지를 턴다. 청소기로 책장의 먼지를 구석구석 빨아들인다. 부산을 떨 고나니 보기만 해도 먼지가 없어 깨끗한 책들이 가지런히 꽂혀있다. 책장은 모두 여덟 개다. 거실의 왼쪽 벽에 2개씩 쌍으로 4개가 놓여있고 오른쪽으로 똑 같이 놓여 있다. 그러니까 좌우 벽 앞에 두 개씩 놓이고 다시 책장 앞에 2개씩이 놓여진다. 책장을 모두 가운데로 모으고는 옆으로 놓았다. 책장이 놓였던 곳의 먼지를 쓸고 닦아내고는 다시 책장을 밀어서 제자리에 갖다 놓는다.


가족 모두가 책을 좋아해서 책이 많다. 뒤의 책장의 책이 필요하면 앞의 책장을 밀어서 옆으로 놓거나 비스듬히 놓아도 금방 뒤에 있는 책장에 있는 책을 꺼낼 수도 찾을 수도 있다. 할머니는 어디에 무슨 책이 있는지 다 기억하고 있다. 책들을 분류시켜 놓았기 때문이다. 만화책, 동화책, 소설류, 위인전기, 등등으로 분류시켜 꽂아 놓았다. 거실의 책장에는 공동으로 볼 수 있는 책들이 꽂혀있다. 각자의 전공 책들은 각자의 방에 있다.


거실을 대청소하고 할머니는 오른손을 주먹을 쥐고는 팔을 등허리 쪽으로 갖다가 허리를 두드린다. 주먹을 쥐면 손등과 손가락 사이 툭 튀어나온  등성이에 네 마디가 볼록하게 튀어나온다. 그 툭툭 튀어나온 뼈마디로 허리를 두드리고 쭉 편다. 그리고는 팔을 배 쪽으로 돌려서는 손등 안쪽 평평한 쪽으로 배를 두드려준다.


할머니가 신문을 보고 있는데 여명이와 유정이가 들어온다.

-할머니! 유정이는 정말 빨라요.-

-내가 이 동네에서는 제일 빨라. 아마 우리 반에서도 제일 빠를 걸.-

유정이 씩씩거리며 여명이와 할머니를 보면서 말한다.

-넌 너무 달리기를 잘해서 작은가 보다.-

할머니가 유정이를 안아주며 웃자.

-유정인 달리기 말고 그네도 아주 높이 올라가게 잘 타요.-

여명이가 유정이를 보고 말하자.

-여명인 턱걸이를 디게 잘해요.-

-그래.- 

할머니가 여명이 등을 토닥여 주자.

-여명인 기운이 세서 철봉을 꽉 잡을 수 있어서 턱걸이를 잘 하는 거예요.-

할머니가 유정이를 보면서

-그래. 너도 밥을 더 먹어라. 그럼 기운 나지.-

생각난다는 듯이 유정이 할머니를 보고는 애교스럽게

-할머니! 지금 배가 아주 고파 기운이 없어요.-

-할머니! 저도 아주 배가 고파요. 왜 배가 고프면 기운 없지요?-

할머니가 유정이와 여명이를 번갈아 보면서

-우리 식탁에 앉아서 이야기하자.-

할머니가 말하고 앞서서 식탁 의자에 가서 앉는다.


식탁에는 떡이 있다. 색깔도 울긋불긋하고 모양도 각가지다. 떡은 할머니가 생생멧돌에 찹쌀을 갈아서 만든 쌀가루에 호두 잣 대추 해바라기씨 밤 호박 말린 것 완두콩 등등을 넣고서 큐큐 전기압력밥솥에 찜판을 넣고 시루떡으로 쪄서는 얇게 네모지게 세모지게 육각형으로 그렇게 여러 가지 모양을 내서 잘라서 접시에 담아 놓았다. 귤을 김치냉장고에 넣어서 살얼음이 속속 박히게 해서 막 꺼내 놓았다. 셋은 떡과 귤을 먹는다.

할머니는 

-밥은 연료란다. 자동차로 말하면 연료통에 넣는 기름이지. 자동차는 기름이 없으면 시동이 안 걸리지?-

-아빠 차를 보면 그래요.-

여명이 말하고는 할머니를 똑 바로 바라본다.

-사람도 자동차처럼 움직이려면 연료를 넣어야 해. 바로 연료가 밥이야.-

-빵을 먹는 사람도 있어요.-

유정이 눈을 지긋이 감으면서 말한다. 할머니가 유정이의 얼굴을 보고는

-졸리니?-

-배가 무척 고파서 떡을 막 집어 먹었더니 졸려요.-

-그럼 들어가서자렴.- 

-네.-

유정이는 할머니 방으로 들어간다.

여명이는 조금씩 먹어서 졸리지 않나 보다.

-할머니! 왜 밥이 연료가 되어요?-

-밥에는 녹말이 많다. 우리가 밥을 먹으면 밥 속의 녹말은 소장에서 소화되어 포도당이 된다.-

-지난번에 엄마 아팠을 때 입맛 없다고 식사를 못해서 포도당 주사 맞았잖아요.-

-맞아 그 포도당 주사. 입으로 밥을 못 먹으니 혈관으로 피 속에 포도당을 넣어 주는 것이 포도당 주사다.-

여명이가 할머니 눈을 뚫어져라 응시를 하고 할머니도 여명이를 뚫어져라 보면서 이야기를 엮는다.

-포도당이 혈액 속으로 들어가서 세포로 간단다.-

-그래서요?-

여명이 고개를 할머니 앞으로 쑤욱 내밀며 묻는다.

-우리가 숨 쉬면 산소가 혈액 속으로 들어간다.-

-그래서요?-

-산소도 혈액 따라 세포에게 간다.-

-그럼 세포 속에서 포도당과 산소가 만나네요?-

-그럼.-

-그래서요?-

-세포 속에서 산소가 포도당을 태워서 열 내고 에너지도 만들어 우리가 기운을 사용할 수 있지.-

-할머니! 밥 안 먹으면 세포가 포도당을 받지 못하겠네요?-

-그래.-

-제때에 연료공급을 해주지 않으면 즉 밥을 끼니 때 먹지 않으면 세포들이 연료가 떨어졌다고 뇌로 신호를 보낸다.-

-그래서요?-

- 뇌는우리에게 배고픔의 신호를보낸다.-

-그래서 배가 고프군요.-

-배고픈것은 "뇌가 지금 세포들의 연료가 떨어져 간다.얼른 밥먹어라! "

라는 신호란다.

-그렇군요.-

 

할머니는 귤껍질을 가지고 텃밭으로 가서 가장 양지 바른 곳에 묻는다. 양지바른 곳에 귤껍질을 묻는 것은 미생물이 잘 살아 잘 썩기 때문이다. 평상에 앉아서 하늘을 본다. 그리고는 곰곰 생각한다. 아이들에게 어떻게 소화계를 설명하면 이해를 쉽게 할까? 내일은 목구멍 이야기를 해주어야겠다. 어떻게 목구멍에 대해서 설명을 할까?


여명이는 자기 방에 들어가서 할머니하고 나눈 이야기를 일기로 쓴다. 여명이 일기는 여명이가 한글을 깨우치면서 시작되었다. 처음에는 한 줄에서 시작해서 두 줄로 세 줄로 그렇게 날마다 일기의 양이 늘어간다.


林 光子 2009년 1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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