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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체여행 소화계(구)

5회. 왜 먹다가 토해요?

by 임광자 2009. 2. 2.

1장. 소화계: 5회. 왜 먹다가 토해요?


할머니가 거실에서 두 팔을 올렸다 내렸다 뒤로 비스듬히 쭉 뻗었다 앞으로 쭉 뻗었다 허리를 굽혀다 폈다 운동을 하고 있는데 여명이 방에서 나와서는 할머니를 보고 빙긋이 웃고는

-젊은 아가씨! 저와 레슬링 한 판 뜰래요? -

-어이 늙은 애 도련님! 그럴까요. 받아라!-

할머니가 여명이의 엉덩이 바로 아래의 바짓가랑이를 잡고는 들어 올리려다 멈춘다. 여명이가 할머니 허리를 잡고 바닥에 넘어뜨린다. 바닥은 압축 스트리풀을 넣은 황금색 매트리스가 깔려 있어서 푹신하면서도 탄력이 있어 넘어져도 부드럽게 받아준다. 둘이서 엎칠락 뒤칠락 땀을 뻘뻘 흘리며 씨름인지 레슬링인지를 하고 있는데 유정이가 황급히 들어오며

-할머니! 진순이 어디 갔어요?-

유정이 할머니와 여명이 땀을 뻘뻘 흘리며 가쁜 숨을 쉬고 있는 걸 보고는 나오려는 웃음을 참는다. 할머니가 얼굴의 땀을 씻으며 말한다.

-왜 문간에 없데?-

-안 보여요.-

-또 줄을 풀고 나갔나 보다. 돌아오겠지.-

-여명아! 너 또 할머니 살 빼드리려고 효도 했구나?-

-할머니가 체중이 증가한 모양이야. 체중이 증가하면 하시는 운동 있잖아 그걸 열심히 하시드라고.-

여명이는 실실 웃으며 화장실로 들어가고 할머니가

-내가 여명이 체중 조절 해주려고 기운 좀 뺐다.-

-그런데 할머니! 그렇게 여명이하고 레슬링을 하고 나면 뭐가 좋아요?-

-개운하다. 그리고 살도 빠지고 소화가 잘 된다. 너도 하련.-

-아니요. 저는 사양 할래요. 나중에 기운나면 그 때 할 게요.-

여명이가 목욕탕에서 씻고 나오자 할머니가 목에 수건을 두르고 들어간다.


여명이와 유정이 진순이를 찾으려 동네 한 바퀴 돈다.

-진순아!~~~~~~~~~-

-진~순아!-

진순이를 부르며 동네 한 바퀴 돌아도 진순이 여느 때처럼 뛰어오지 않는다. 돌아오겠지 생각하고 집으로 와서 진순아! 하고 또 부르자 어디선가 끙끙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소리 나는 쪽으로 둘이서 찾아가니 뒤뜰 창고 옆이다. 거기서 진순이는 막 토하고 있었다. 토한 것 옆에는 먹다 만 생선토막이 있다. 눈이 벌겋다.

-할머니! 진순이 큰일 났어요!-

유정이가 할머니를 부르며 현관문을 우당탕 거칠게 열며 들어간다.

-무슨 일이니!-

할머니가 놀란 유정이를 품에 꼭 껴안고는 유정이 눈을 본다.

유정이도 할머니 눈을 슬픈 눈으로 마주 바라보며

-진순이가 뭘 잘못 먹었나 보아요. 뒤 창고 옆에서 막 토하며 죽어가요.-

할머니가 껴안은 유정이를 풀어주며 신발을 질질 끌며 뛰어간다.


진순이는 먹은 것 다 토하고 가만히 누어있다. 눈은 약간 풀렸으나 붉은 기는 가셨다.

-진순이가 상한 생선을 먹었나 보다. 상한 생선을 먹다가 해롭다는 것을 알고 토했구나. 그냥 삼켰으면 크게 앓을 뻔 했다.-

할머니가 진순이가 먹다만 생선 조각의 상태를 이리저리 보고는

-이제 진순이 한잠 자고 일어나라고 우린 들어가자.-


거실로 들어와서 셋은 각자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며 진정을 시키고 있다. 할머니가 말문을 연다.

-진순 이처럼 해로운 먹이를 먹다가 사람도 토 할 수 있다.-

-어떻게 해로운지를 알아요?-

-사람에게는 식도에 잘록한 부분이 세 군데가 있고 그런 곳에는 자기 몸에 해로운 물질을 감지해 내는 장치가 있어 내려가는 음식이 걸리게 되는데 해로운 물질을 알아내서 바로 토하게 한다.-

-와! 그런 식도에 그런 능력이 있어요. 정말 똑똑하다.-

여명이가 유정이를 보며 말한다.

-그런데 왜 사람들은 약 먹고 죽어요. 토하면 되는데요.-

유정이가 할머니를 보고 질문한다.

-그건 약 먹고 죽으려고 하는 사람은 마음을 굳게 먹고 의식적으로 약을 삼키기 때문이지.-

할머니가 유정이와 여명이를 보고 말한다.

-그럼 식도는 우리도 모르게 그런 일을 하는 거군요?-

여명이가 할머니를 보고서 말한다. -

-맞아. 소화 작용에는 무의식적으로 조절되는 것이 많다. -

-그렇군요.-

-생명과 관계되는 소화작용은 무의식적으로 조절된다. 즉 우리의 생명은 우리 것이 아니 것이다.


그 동안 진순이 상태가 궁금하여 진순이에게 가보니 밭에 설사를 해 놓았다. 할머니는 개의 물통을 수돗가에 가서 씻고 깨끗한 물로 갈아준다.


林 光子 2009년 2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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