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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연 이야기

쌈지 밭 또 만들다

by 임광자 2008. 11. 28.

 

 

 

 쌈지 밭 또 만들다


책을 보는데 찌뿌듯해서 힘을 좀 써야겠다! 생각하고 강의실 현관문을 열고 예전에 배추들이 자라던 응달진 곳으로 가서, 어떻게 하면 여기 콘크리트를 걷어내고 밭을 만들지? 아님 그냥 위에다 흙을 한차 부려? 이 궁리 저 궁리를 하면서 바닥을 보았다. 봄에 콘크리트를 걷어내려고 하다가 꼼짝도 하지 않아서 임시로 항아리를 놓고 가을에 금이 간 곳에 다시 징을 대고 망치로 때리면서 틈을 내려고 했지만 실패였다. 금은 갔으나 아주 단단하여 틈새가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이곳에 화분을 놓고 배추 모종을 심고 길렀다. 가을이 되자 너무 응달이 져서 배추를 품은 화분들을 남쪽으로 옮기고 항아리도 동쪽으로 옮겨서 여긴 비었다. 명색이 생생연 강의실 현관문이 있는 앞길 입구인데 볼상 사납게 방치 해 둘 수는 없다, 그냥 위에 흙을 한 차 사다 붓는다 해도 바닥이 시멘이면 좋을 것 같지 않고 걷어내는 방법이 경제적으로 이익이다. 길 쪽으로 바닥을 살피면서 금이 굵은 것을 골라서 징을대고 망치로 때리기 시작했다. 그런데 어렵소! 처음엔 힘들더니 쉽게 푹푹 들어간다. 얼른 구멍 속에 박힌 징을 빼고 그 자리에 빠루 끝을 집어넣고 힘을 주니 시멘트 조각이 들추어지면서 떨어진다. 떨어지는 조각들은 옆으로 쌓았다. 시멘트가루와 모레와 함께 버무려서 큰 조각을 놓고 둑을 쌓아서 의자처럼 걸터앉을 수 있게 만들고 싶다. 계속 빠루를 이용하여 시멘트 조각을 걷어냈다. 때때로 힘들기도 했지만 어쩠든 성공이다.


곧 주차장으로 변신 할 복분자 밭에 가서 쑥 무더기 몇 개를 떠서 길가 쪽으로 놓고 밖으로 나온 뿌리 위에 딸려 온 흙을 놓고 다독거려 주었다. 그리고 엉컹퀴 하나 가져다 놓았다. 엉컹귀는 여름에 벌레가 물리면 그 잎을 짓이겨 나온 진물을 물린 자리에 바르면 금방 가려움증이 가신다.

 


 

내일부터 슬슬 마대에 황토를 담아 쌓아 두었다가 가장자리 둑을 만들고서 그 안에 쏟아 두둑하게 오른 밭으로 만들 거다. 둑이 없으면 황토가 비가 오면 빗물에 씻겨서 떠내려가면 아스팔트길을 더럽히니까.

 


 

봄이면 여러 가지 민간약초를 심어서 지나는 사람들 보고 향기 맡으며 행복하게 만들고

이웃들 차조기 잎이랑 박하 잎 그리고 향유나 방아 잎을 조금씩은 따먹게 할 거다.


林光子 2008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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