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난설한의 채련곡(采蓮曲)과 손곡의 제총요(際塚謠)

 

• 허난설한의 채련곡(采蓮曲)과 손곡의 제총요(際塚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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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니가 내 에빈데  2007.03.26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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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난설헌의 채련곡.
秋淨長湖碧玉流(추정장호벽옥류) 가을 호수 맑은 물은 푸른 옥빛처럼 흐르는데
蓮花深處繫蘭舟(연화심처계난주) 연꽃 핀 깊은곳에 배를 매어놓고
逢郞隔水投蓮子(봉랑격수투연자) 임을 향해 연밥을 따서 던지고는
或被人知半日羞(혹피인지반일수) 혹시라도 누가 봤을 까...반나절을 부끄러워 하네

• 이 시는 당시에도 여자가 먼저 꼬랑지를 흔들었다꼬...비난이 많았던 허 난설헌의 채련곡"입니다. 아침 일찌기 연밥'을 따러 나왔는데...호수 건너편에는 애인'이 먼저 나와서 낚시질을 했거나, 하릴없이 호숫가를 어슬렁거리는 것을 보고, 배'를 연잎이 무성한 곳에 숨겨놓고 연밥을 한 움큼 따서 님에게 퐁당퐁당" 연밥을 던진다는 겁니다. 그야~ 뭐...까궁"할려는 속셈인 게지요. 그런데, 마지막 연에서 "반나절을 부끄러워 한다" 는 의미가...^^
연밥을 따 보시면 아시겠지만,(대구근처 동촌동을 지나서 반야월'에는 연밭이 많습니다. 수 만평 될 겝니다. 삶의 체험현장'에도 더러 나오기도 하는 그런 곳이지요.) 연밥을 딸려면 바짓가랭이를 걷거나, 아예 천연(살색)팬티로 갈아입어야 합니다. 이 시에서도,주인공은 아마 살색팬티로 갈아입고 설랑...연밥'을 던질려고 일어서는 순간에, 임'이 먼저 알아채고 "까꿍"을 하고 얼레리 꼴래리를 했는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아랫도리가 훤히 보이는 살색팬티로는 도저히 물 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물속에 주저앉아서 반나절을 보냈는지도 모릅니다.

어릴 때 그런 장난을 많이 해봤습니다. 초등학교를 가거나 올때, 개천을 건너야 했는디요. 장마철에 갑자기 물이 불으면,5/6 학년 언냐들은 치마를 빤쓰 속에 구겨 넣고 건널 때...뒤에서 "얼라리꼴라리"하면 물속에 풀썩 주저앉아서 오도 가도 못합디다...^^ 4 학년 밑으로야... 그냥 벗고 볼테면 봐라! 는 씩으로 씩씩하게 냅다 튀데요.(또 봐봤자...덤덤하구요...^^)

손곡의 際塚謠(제총요)

• 白犬前行黃犬隨(백견전행황견수) 흰둥이는 앞서가고 누렁이는 뒤 따르는
野田草際塚累累(야전초제총루루) 들밭 사이로 무덤들은 즐비하다
老翁祭罷田間道(노옹제파전간도) 늙은 할배는 제사를 마치고 밭두둑 사잇길로
日暮醉歸扶少兒(일모취귀부소아) 해 저물자,술에 취해 손자의 부축을 받고 돌아오네

• 허 균 선생의 스승인 손곡 이달 선생의 시입니다. 허 난설헌은 귀 동냥으로 손곡 선생에게 글을 베웠지요. 그냥 보면 한가로운 시골 풍경같지만...역사적 배경을 알면...^^
이 시는 임진왜란이 끝나고 지은 시입니다. 무덤이란 나즈막한 야산에 있어야 하는데...들밭사이에 있고 또 즐비하다'고 했습니다.아마 왜군들에게 떼죽음을 당한 사람들을 들판에 가매장을 했을지도 모릅니다. 지금도 야산에는 봉분도 쬐끄마한 무덤들이 나래비로 있는것은 아마 6/25 때...무덤일 겝니다. 제사를 지낼려면...할아버지/아버지/손자 이렇게 삼대가 있어야 정상인데, 여그에서는 조손(祖孫)이 등장하는 이유는 아마, 아버지가 임진왜란에 죽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기일(忌日)이 똑 같아서 합동 제사를 지내고, 어린손자를 키워낼려니..그 막막함을 어찌해볼 도리가 없어, 술에 취해 해거름에 비틀거리며 돌아오는데요. 그 어린놈이 할아버지를 부축한다는 겁니다. 이런 것이...지독한 슬픔(절망)속에서도 희망(어린손자)을 야그하는 것이 시가 아닐까요? 이런 손곡 이달선생에게 배운...허씨 남매는 비범할 수밖에 없는 겁니다..^^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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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광자 2007.03.26 23:45

• 허난설한의 시가 많이 없어졌다는데 너무 아까워요.
서출이라서 앞길이 꽉 막혔던 손곡 선생님이 참 아깝지요.

허기야 그런 신분 때문에 더욱 시를 잘 쓰게 되었는지도 모르지요.
어릴 적의 장난 이야기가 만화처럼 눈에 삼삼하게 떠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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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비님! 감사 합니다.

 

 

★동양철학을 사랑하는 사람들 카테고리의 글들은 묶여져서 책으로 나올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