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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연 출판사/생명의 詩

허파의 미로 끝에 창문이 있다.

by 임광자 2006. 8. 2.

 

 

 

허파의 미로 끝에 창문이 있다.

 

 

 

우리 몸의 창문 허파 속이 어떻게 생겼는지

그 창문이 몇개이며 어디에 있고 어떻게 생겼는지

어떻게 산소를 혈액 속에 넣고

혈액 속의 이산화탄소를 빼가는지 궁금하다.

허파 속을 들어 가 보아야겠다.

 

 

드르렁 드르렁 코를 골며 숨을 쉰다.

피곤하나?

코 끝에 이는 바람 따라 들어가자.

콧속을 지나 목구멍으로 나와서 후두개가 열리면

스르륵 미끄러져 들어가니 진동판이 좌우에 있네

공기가 진동판을 울리며 지난다.

진동판이 울리니 소리가 난다.

바로 성대구나.

성대를 지나

내려가니 기관이로세.

한줄기 기관이 조금 지나니 두 갈래 길이 나오는구나.

바로 기관지다. 좌우로 두 가닥의 기관지가 있다.

왼쪽 기관지는 다시 두 가닥으로 갈라지네

두 가닥 기관지는 각각 따로 따로

위아래로 나누어져서 허파 속으로 들어간다.

오른쪽의 기관지는 셋으로 갈라진다.

왼쪽기관지는 상하로 나뉘어져 상하 허파 조각 속으로 들어간다.

오른쪽 기관지는 상중하 셋으로 나누어져

상중하 허파조각 속으로 들어간다.

오른쪽 허파가 왼쪽 허파 보다 크다.

?

심장이 가슴 중앙에서 약간 왼쪽으로 들어 있어

왼쪽 허파가 심장의 자리를 내어 주어서……

 

 

왼쪽 허파는 조각이 두개 오른쪽 허파는 조각이 셋

좌우 허파 조각은 다섯 조각이다.

허파 속으로 들어간 기관지는 갈라지고 갈라져서는

허파 속을 꽉 채우도록 그물처럼 뻗는 미세기관지가 된다.

기관이든 기관지든 미세기관지 든

모두 공기가 드나 들어서  일정한 형태를 유지한다.

찌그러지지 않는다. 찌그러지면 공기가 통과를 못하니까.

그냥 터널이다.

미로지만 좁지만 공기가 통과하는 데는 아무런 장애가 없다.

 

 

미세기관지는 허파 속이 좁아서 더 이상 뻗을 수가 없어

그래도 뻗고 싶어서 공기를 빨아들여 훅 불어 보니

미세기관지 끝이 보글보글 부풀었네

포도송이처럼 부풀었네

포도송이 풍선처럼 예쁘게 부풀었네

그 포도 알 하나가 꽈리 모양이라고

허파에 있는 꽈리라고 허파꽈리란다.

허파 속의 주머니라고 폐포(肺胞)라고도 부른다.

 

 

양 허파 속에 허파꽈리가 약 3억 개란다.

우와! 3억 개!

우리네 가슴 속에 새의 양 날개처럼

좌우에 들어 있는 허파 속에 3억 개의 폐포가 들었다니!!!

허파꽈리 하나는 절대로 우리 맨눈으로는 보이지 않겠다.

허파꽈리를 모두 펼쳐서 쫘 악 펼친다면 굉장한 넓이가 나오겠네.

우리 몸은 거대하다….

 

 

미세기관지는 미로다.

미세기관지는 공기만이 통과한다.

미세기관지 속으로 공기를 통과 시키는 것은

누가 할까?

허파 속은 온통 미세기관지와 허파꽈리

그리고 이들을 붙들어 주는 지지조직과

이들을 이루는 세포를 살려 줄 혈관이 뻗는다.

 

 

심장에서 달려 온 허파동맥도

허파 조각 속으로 들어가서는

갈라지고 갈라져서는

각각의 허파꽈리막에 도착한다.

허파꽈리막에 도착한 소동맥은 갑자기 가지를 팍팍 뻗어

허파꽈리막을 그물 망처럼 감싼다.

그리고 다시

허파꽈리막을 거친 모세혈관은 합쳐지고 합쳐져서는

소정맥이 된다.

허파꽈리를 벗어난 소정맥들은 합쳐지고 합쳐져서는

점점 굵어져서 정맥이 되어 허파 조각을 빠져 나와

다시 합쳐져서 허파정맥이 되어

심장의 왼쪽 윗방인 좌심방에 연결된다.

 

 

허파의 주인공은 허파꽈리와 거기에 뻗은 모세혈관이다.

허파꽈리와 모세혈관 사이에서는 가스교환이 일어난다.

산소는 허파꽈리에서 모세혈관 속으로 들어간다.

이산화탄소는 모세혈관에서 허파꽈리로 나간다.

왜 산소와 이산화탄소는 서로 반대로 이동할까?

그 이유는

허파꽈리 속에는 항상 모세혈관 속 보다 산소가 많아서다.

모세혈관 속에는 항상 허파꽈리 속 보다 이산화탄소가 많아서다.

산소나 이산화탄소는 많은 분자들 속에 있으면 적은 분자들 속으로 들어간다.

많은 곳에서 적은 곳으로 이동하는 것을 확산이라 한다.

허파꽈리에서의 가스교환은 확산작용이 다.

우리가 창문을 열면 방안의 공기와 대기의 공기가 교환 되는 것처럼.

허파꽈리는 모세혈관 속에 산소를 넣고 이산화탄소를 빼내 주니

우리 몸의 창문이다.

허파꽈리는 허파 속에 있으니 허파는 우리 몸의 창문이다.

유일하게 대기와 통하는 창문이다.

 

 

허파꽈리는 허파 속의 미로가 변한 것이다.

허파 속에 미로가 있기에 우리 몸을 이루는 60조개의 세포들이

에너지를 얻는데 사용할 산소가 공급 될 수가 있다.

 

 

60조개의 세포로 이루어진 몸,

가슴에 3억 개의 허파꽈리를 품고 있는 몸.

우리 몸은 미로로 이루어지고

미로들이 우리를 살리고 보호한다.

 

 

허파의 미로 끝에는 창문이 있다.

 

 

 

林光子 2006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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