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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복(생생연) 이야기

마가 올라갈 살 시렁 만들며 얽힌 이야기

by 임광자 2013. 7. 27.

마가 올라갈 살 시렁 만들며 얽힌 이야기



마를 텃밭에 심었더니 씨앗이 텃밭에 떨어져 무성히 자라서 다른 작물을 심어 키울 수가 없어서 나오는 대로 뽑아내고 있다. 또한 몇 년 전에 항아리에 심었더니 땅속 보다 더 마가 잘 크고 캐기가 쉬웠다. 그 때를 생각하고 내방 벽 옆에 텃밭에서 자라는 마를 뽑아다 항아리에 심고, 올라 갈 시렁을 비닐하우스 파이프로 만들었더니 아주 예쁘게 파이프를 감싸며 올라간다.

 

 

 

 



맞은편에 있는 이층집에 아주 큰 감나무가 집채만 하게 있어 일층에 있는 내방이 많아 가려졌는데 지난 5월엔가 6월엔가 바람이 통하지 않는다고 감나무 아랫부분의 줄기와 가지를 가차 없이 잘라버려서 내방에서 그 집이 훤히 보여서 그쪽 사람들이 내방을 보던 보지 않던 내방 창문으로 그쪽의 이층 복도와 계단이 다 보여서 그 쪽 사람들이 오르내리며 고개를 돌리면 내 방이 보일 것만 같아서 불편하여 고민이 많던 차에 생각해 낸 것이 내방 창문 밖에 갈대발을 치는 거였다. 갈대발을 치니 낮에는 햇빛도 가려서 시원하고 좋았다. 그런데 밤에도 그럴까 생각하고 나가서 보니 어렵소! 이게 웬일 속이 훤히 보인다. 할 수 없이 이중 커튼을 반쯤 치니 보이지는 않는데 좀 답답하다.

 



고민을 하기 시작하자 떠오르는 생각! 옳지! 그렇구나! 마가 올라갈 시렁을 넓게 하면 4기둥을 세우고 각 기둥 아래에 밑 빠진 큰 항아리를 놓고 마를 심어 올라가게 하는 시렁을 만들면 되겠다.

 


 

 


 

돈을 절약하려고 고물상에 가서 2.5미터 하우스파이프가 있느냐고 물으니 인삼밭에서 가져온 것이 있다고 한다. 땅속으로 들어갔던 아랫부분은 부식되지는 않았지만 녹이 쓸었다. 그런데도 한 개에 3,000원씩이란다. 철 값이 올랐나보다 생각하고 그냥 4개에 12,000원 주고 샀다. 오다가 어떤 할머니가 내가 가져가는 것을 보고는

-그거 얼마 주었어요?

-12,000원이요.

-그걸 그렇게 많은 돈을 주고 사요?

그 때 깨달았어야 했다. 그리고 예전의 단골집 농자재 파는 집으로 가서 파이프 값을 물어 봤어야 했다. 그런데도 나는 그걸 깨닫지 못하고 다음날 다시 고물상으로 가서  2m 짜리가 필요해서 6개를 샀는데 그때는 1개에 2,500원씩 해서 1만5천원을 주었다.


3m가 필요해서 다시 고물상에 가서 3m짜리가 있느냐고 물으니 속에 들어서 뺄 수가 없어 팔수가 없단다. 새것을 사야겠다! 생각하고 고물상을 오기 전에 단골이었던 대풍농자재로 갔다. 마침 4.5m짜리 조각이 있어 3m와 1.5m 짜리로 잘라서 5,000원 주고 가져왔다. 오면서

-10m는 얼마예요?

-13,000원이요.

-그거 2.5m씩 4개로 잘라 줄 수 있지요?

-네.

다음날 밀대를 밀고 다시 갔다.

-배달해 주시면요. 10m짜리 4개로 잘라서 2개를 사고요. 배달 안 해주시면 10m만 사서 4개로 잘라 주시면 두 개씩 묶어서 이 밀대 가장자리에 묶어서 밀고 갈게요.

내 말을 듣더니 웃고는

-그냥 계산하고 가세요. 그럼 퇴근 시간에 가져다 드릴게요.


퇴근 시간에 맞추어 2.5m짜리 8개가 왔다. 새것으로 말이다. 고물상에서는 2.5m짜리 4개에 12,000원 주었다. 그것도 아랫부분은 녹이 쓴 것으로 헌것이었다. 고물상에 가서 왜 비싸게 팔았냐고 항의하려다가 그만 두었다. 그곳에는 스텐 그릇이 있어 나는 가끔씩 가서 구경한다. 혹시라도 필요한 것이 있을 때 싸게 살 수가 있으니까. 지난번에도 어떤 물건의 부속품이었는지는 모르나 구멍이 숭숭 뚫린 스텐27종 사각 통이 있어 4,000원에 사다가 양파를 넣어 두고 먹는다. 그러나 언젠가는 다시 갈 때 여기서 비싸게 판 비닐하우스 파이프 KS가 바로 이웃 농자재에서는 새것 10m를 4개로 잘라주고 배달해주고 13,000원 하더라는 그 말은 해야 할 것 같다. 웃으면서 지나는 말처럼.


처음에는 대동농자재에서 모든 파이프를 사서 사용하고 그곳에서는 퇴근시간에 배달해 주었다. 그런데 고물상으로 가게 된 이유가 있다. 호박 시렁을 각목 큰 걸로  만들어 큰 호박을 받쳐주려고 목재상으로 갔다.

-호박 올라갈 것은 각목으로 하면 부러지고 썩어요. 저기 고물상에 가서 파이프 사다가 만들어요.

-새것을 사다가 할래요.

-몇 개만 사면되니까 고물상에 가요. 반값에 살 거예요.

그 말을 듣고 고물상에 가서 파이프를 사고 점점 시렁 만드는 일이 커지면서 자주 가게 되었다. 철 값이 많이 오른 줄 알고 어리석은 행동을 계속 하게 되었다. 그러나 하늘은 나에게 바른 길로 가도록 마지막 3m를 사러 갔을 때 깊이 들어서 팔 수 없다고 함으로서 다시 원래 단골로 가서 새것을 사게 되고 고물상에서 그 동안 속은 것을 알게 되었다.


2013. 07. 27.  林光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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