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못에 송사리와 새우를 사서 넣었는데....
서북쪽 연못에는 가로등 불빛이 밤에도 대낮 같아서인지 이끼가 많이 낀다. 생이 새우가 이끼를 먹고 살고 번식력이 아주 왕성하다고 해서 새우젓도 담그고 이끼도 없애고 하려고 마침 오늘이 장날이라 저수지에서 여러 어종을 잡아다 판다는 노점상 아주머니에게 가서 토화젓 담는 작은 새우 있느냐고 하니 지름 새우만 있고 요즘은 그런 새우가 없다고 한다.
내가 어릴 적에 덕산에 밭이 있었다. 어머니는 덕산 밭에 갈 때는 채 보다는 약간 구멍이 큰 어레미와 양동이를 가지고 갔다. 덕산 밭에서 집으로 오는 길에 논들 사이에 있던 방죽으로 갔다. 어레미를 비스듬하게 방죽의 물속으로 넣고는 가장자리에 대고 위로 흩으면 어레미 속에는 작은 새우들이 팔딱팔딱 뛰었다. 그걸 집에 와서 요리를 해 먹었다. 많을 때는 소금을 뿌리고 토화젓을 만들어 양념을 해서 밥을 뜸 드릴 때 밥 위에 올려 쪄서 밥 비벼 먹으면 맛있었다.
고창에 내려 온 뒤에 그 방죽이 지금도 있을까 하고 덕산 근처를 헤맸지만 찾지 못했다. 사람들에게 물어봐도 모른단다. 아마도 그 방죽이 매워진 거다. 논들 사이로 흐르던 도랑은 모두 시멘트로 만들어서 그 많던 물고기가 한 마리도 없다.
산 물고기 파는 여러 노점상 중에서 내이야기를 들은 한 끝의 아주머니가 나를 부른다. 내가 다가가자. 새우들이 있는 곳에서 작은 새우를 찾아 준다.
-이것이 토화젓 담는 새우여.
-네.
- 여기 있는 것들은 지름 새우고.
아주머니가 지름 새우들 사이에서 토화젓 담는 새우를 여덟 마리 찾아서 나에게 준다.
-우선 이걸 가져다 이끼 있는데 넣어봐! 돈은 안 받을게.
그리고 이것들 다 함께 저수지에서 잡은 거여. 여러 가지를 넣어봐.
주는 대로 가져다가 이끼 많은 연못에 넣었다.
인터넷에서 새우 검색을 했다. 생이 새우. 징거미 새우가 눈에 들어온다. 연못에 퇴비를 넣고 아직 연잎이 나오지 않아서 물의 산소량이 적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한 번 물고기를 넣어 보고 싶었다. 다시 새우를 준 아주머니에게 가서
-아주머니! 징거미 새우가 어떻게 생겼어요?
-지름 새우가 징거미 새우여.
-그거 다른 물고기를 잡아먹는다고 하던데요?
-그러지 않아 사다 넣어 봐!
아무리 봐도 지름 새우가 징거미 새우는 아니다.
-그럼 새우랑 송사리랑 섞어서 만원어치만 주세요.
그 아주머니는 넉넉하게 주었다.
-다음 장에 토화젓 담는 새우 더 가지고 올 것이니 와봐!
물을 담은 비닐봉지에 새우와 송사리를 넣어서 집에 와서 각 연못 통에 넣었다.
물고기가 죽으면 앞에 있는 것처럼 계속 빼서 앞 그릇에 넣는다.
이것을 비닐봉지에 담고 물을 넣어 주었다.
처음에는 활발하게 움직이더니 시간이 지날수록 죽는 놈이 많이 생긴다. 그 때서야 그 아주머니의 새우와 송사리가 있는 고무다라이 속에는 산소발생기가 있던 것이 생각났다.
아뿔싸! 연못 통에는 아직 연잎도 나오지 않고 퇴비를 한지가 얼마 되지 않아 물에 산소가 부족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조금 더 있다 연잎이 나오면 살 걸... 뭐 죽는 놈도 있고 사는 놈도 있겠지. 그냥 이번에는 미꾸라지만 사 넣는 건데 .....이끼가 너무 끼어 그걸 없애려다 만원만 버린 것 아닌가? 내일 아침에 가봐야지 삼분지일만 살아 주어도 좋겠다.
살아 있는 것은 계속 움직여서 사진을 찍어도 잘 나오지 않는다.
새우는 번식력이 왕성하다니 미나리 통에 넣어서 길러 요리도 하고 새우젓도 담아 먹을 거다.
2013.04.18. 林光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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