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붕(有朋)이 자원방래(自遠方來)하니 불역낙호(不亦樂乎)아라!
화창한 봄날 같은 오늘 오후
햇빛은 다사로운데
그만큼의 따뜻한 마음을 가진 벗이
고창에 볼 일이 있어 온 김에
나를 보러 왔다.
연락을 받고 그녀가 올 시간까지
여기저기 텃밭을 둘러보다가
추운 겨울에도 잎이 지지 않고
가지도 녹색을 품고 있던 탱자나무가
훌쩍 자라있는 것을 보았다.
올여름엔 고무호스에 구멍을 총총 내서
줄지어 울타리로 커줄 탱자나무들 옆으로
늘여 놓고서 도랑물 흐르게 퍼 올려
가뭄 없이 무럭무럭 자라게 한다면
내후후년이면 멋진 탱자나무 울타리 만들어 질 거다.
고향집 허물 때 나온 통나무들이 풍상의 힘으로
폭삭폭삭 삭아들고 있는 것을 작은 도끼로
세워 찍고 뉘어 찍으니 가루처럼 부서져 내려
그걸 은행나무 아래 뿌리며 네가 왔던 고향
자연으로 돌아가 은행나무가 되어 다오 부탁한다.
주차장으로 통하는 생생연 통로 앞에
차가 멈추고 기다리던 다음 블로거 매력님이
방실거리며 다가와 선물꾸러미 몇 개를 준다.
나는 청둥호박 김치를 주며 돼지고기 넣고
새우젓으로 간을 해서 찌개 끓여 먹어요!
바쁜 그녀는 가고 선물 꾸러미 열어보니
치약과 비누, 지금 당장 필요한 위생장갑이 있고
그냥 먹어도 맛있는 생강차와 멸치에 여러
씨앗을 넣어 만든 반찬이 입맛을 자극한다.
얼른 새 밥 지어 마파람에 게 눈 감추듯 먹었다.
유붕(有朋)이 자원방래(自遠方來)하니 불역낙호(不亦樂乎)아라!
그 바쁜 시간 내어 찾아 주는 블로그 벗이 있어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오고가니
이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
나는 언제쯤 벗을 찾아가 선물을 전해줄 수 있을까?
2013.02.14. 林 光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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