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연못통을 조금 큰 것으로 바꾸다.
봄이 되면 나는 무언가를 해야 심신이 개운하다. 오늘은 전통시장 주차장에서 생생연으로 들어오는 입구에 있는 작은 연못통을 조금 큰 것으로 바꾸었다. 하루 종일 흙을 퍼 담고 나르고 하였더니 녹초가 되어서 쉬어야겠다! 생각하고 한숨 자고 일어나서 이글을 쓴다.
아래가 가날프고 작은 연못통을 볼 때마다 좀 더 큰 걸로 바꾸어야겠다고 생각해 왔다. 이곳은 길이 130cm, 폭 70cm 크기의 고무통이 들어 갈 수 있다.
큰 걸로 교체하기 위해서 시장에 가서 알맞은 고무통 값을 물어보니 재작년 보다 거의 배가 오른 값이다. 그래서 고무통을 새로 구입한다는 것이 억울한 심정이었다. 이곳에 딱 들어갈 수 있는 크기가 남쪽에서 미나리통으로 사용하고 있는 거다. 미나리통이 있는 곳은 보다 더 큰 통이 들어갈 수가 있다. 현재 서북쪽 연못가에 관상용 양귀비 꽃씨를 뿌리려고 놓아 둔 길이가 145cm, 폭이 100cm인 고무통이 있다. 미나리통은 다슬기와 함께 살아야 하니 큰 것을 서쪽 연못가에서 가져다 사용하기로 마음 먹으니 편안하다.
미나리와 다슬기가 자라고 있었는데 오늘 이 통속의 내용물을 다른 곳에 담아 두었다. 이들이 자라던 고무통은 나 혼자 낑낑거리며 힘겹게 옮겨서 연못통으로 사용되었다. 며칠 후에는 더 큰 통에 흙을 퍼담고 미나리와 다슬기를 옮길 거다. 큰 통에서 다슬기가 많이 자라면 잡아서 요리해 먹을 수 있겠다. 여름에는 그늘지게 해서 미나리가 연하게 자라면 먹을 수도 있겠다.
미나리통을 비우고 가져다 새로 만든 향기나는 백련 연못통이다.
일하면서 사진 찍는 것을 잘 잊어버리는 성질 때문에 오늘도 벌써 흙속에
파묻힌 연근에서 새순이 많이 올라온 것을 보여 줄 수가 없다.
이곳은 아주 양지바른 곳이어서 연근에서 새순이 더 빨리 자란 것 같다.
연못의 물을 다 퍼내고 속의 진흙을 두 손으로 살살 걷어내면 새순이 먼저 보인다. 그걸 사람들은 촉이라고 한다. 새순이 부러지면 자라지 않는다. 오늘 연근에 달린 촉은 이미 새순으로 반 뼘 정도 자라 나와 있었다. 그걸 다른 그릇에 하나하나 조심스럽게 담아둔다. 연못통 속에 흙을 다 채우고 난 후에 물을 붓고 연근의 새순이 위로 가게 심는다.
물이 고인 곳에는 모기가 알을 낳고 알이 부화되어 모기 유충이 산다. 연못통에 모기유충의 천적인 미꾸라지를 넣으면 모기유충이 박멸된다. 작년에 미꾸라지를 십여마리 넣었는데 오늘 보니 3마리 정도있다. 폭우가 쏟아져 연못통 물이 많이 차 오르면 미꾸라지가 튀어 올라 땅위로 흐르는 물길을 거슬러 헤엄친다. 작년 여름에 오던 비가 밤에 그치고 아침에 나가 보니 마른 땅바닥에 미꾸라지 몇마리가 말라서 죽어 있었다. 새벽에 나와 봤더라면 살릴 수도 있었는데 마음이 짠하였다. 죽은 미꾸라지를 다시 연못통에 넣어 주었다. 살아있는 미꾸라지의 밥도 되고 거름도 되라고. 그 후 고무통 윗편에 작은 구멍을 뚫어서 물이 흘러나가도록 하였다.
어제 매화에 벌들이 엄청 많이 있어서 사진을 찍었는데 벌들이 잘 보이지 않는다.
잘 보면 한두마리는 보이기도 한다.
재작년에 바이라스병인 오갈병에 걸려 몇 년 허덕이던 매실나무에 약을 처서 살려낸 나무다. 오갈병이 걸린 매실나무에서 열린 매실은 몸통에 상처가 있다. 사람들은 매실나무가 오갈병이 걸려도 치료해 주지 않고 오갈병 걸린 나무가 키운 매실을 따서 먹으면서 농약을 치지 않아서 몸에 좋다고 한다. 그게 이상하다. 가축이 병들어도 치료를 하고 키워서 잡아 먹는데 왜 나무가 병들면 치료하지 않고 병든 나무가 키운 열매를 무공해라며 즐겨 먹는다. 분명 병든 나무에서 자란 열매에도 병을 일으킨 바이라스가 들어있을지도 모르는데 돈주고 바이라스를 먹으려 하는지???? 물론 벌레가 먹은 것은 먹어도 좋지만 병든 나무가 키운 열매는 먹지 않는 것이 좋다. 옛날 대장금 드라마에서 병든 무우였던가에서 썩은 부분을 도려내고 썩지 않는 부분으로 요리를 해 먹고 병든 일이 있었다. 병든 것과 벌레가 먹은 것은 다르다. 병든 것을 벌레가 먹어서 볼품 없다고 할 수도 있는데 조심하여야 한다. 문제는 인체에 해가 없는 농약을 사용하고 기준치 이하로 적시에 사용하는 거다. 물론 살충살균 효과가 있는 식물을 거름으로 만들어 사용하면 좋다. 산에서는 여러 작물이 함께 자라고 병충해가 거의 없다.
2012.04.02. 林 光子
★ 생활생물 연구소:전북 고창군 고창읍 동리로 64-2(구:읍내리 355)
오시는 길: 고창읍 버스 터미날→고창전통시장 동쪽 주차장.
시장 입구 전광판 앞에서 오른쪽에 생생연 현수막 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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