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탱자나무의 뿌리가 올린 아기 탱자나무
다음 블로거인 우근님이 조금 큰 탱자나무를 얻어 심었으면 좋겠다는 나의 말을 듣더니 진짜로 조금 큰 탱자나무를 3월 22일 가져다주었다.
뿌리엔 흙도 잔뿌리도 전혀 없이 그냥 큰 뿌리만 달려있다. 가져온 날 심고서 3월 25일 사진을 찍어 불로그에 올렸다.
그런데 새잎이 계속 나오지 않고 그냥 그대로였다. 날이 갈수록 탱자나무는 줄기 끝에서부터 녹색을 잃어갔다. 여름이 되자 점점 허옇게 변하더니 급기야는 바싹 말라버렸다. 그 때야 생각이 났다. 그걸 심을 적에 위로 뻗친 줄기를 싹둑 잘라버리고 짧게 해서 심었어야 했는데 그냥 심었다. 뒤늦게 후회한들 무슨 소용인가. 다행이 작년 11월에 탱자 씨를 심은 것이 새순이 올라오고 있으니 그걸 옮겨 심어야겠다고 마음먹고 있었다.
작년 11월에 심은 탱자 씨에서 봄에 나와 자란 탱자나무 묘목.
오늘이다. 인체여행 수강생들에게 대접할 민간약초 차를 끓이기 위해서 솥을 걸어야 할 곳에 돌담을 쌓기로 하고, 베란다 돌 벽을 쌓고 남은 작은 돌들을 옮기려다가 옹벽 넘어 화단에 작은 탱자나무가 자라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이게 웬일인가 바로 이 자리는 내가 봄에 탱자나무를 심었던 곳이 아닌가. 전신에 전율이 인다.
나는 부리나케 일어나 탱자나무를 심었던 곳을 찾아갔다.
말라버린 봄에 심었던 탱자나무 밑에서 어린 탱자나무가 자라고 있다.
여러 군대서 작은 탱자나무가 나오고 있었다. 봄에 심었던 탱자나무는 줄기만 죽은 것이고 뿌리는 간신히 목숨을 연명하고 있다가 새순을 만들어 작은 탱자나무를 올리고 있었다. 작년에 탱자 씨를 심어서 나온 것보다도 훨씬 키가 작지만 겨울이 올 때까지 물을 열심히 주어서 살려야겠다. 죽은 탱자나무에서 새롭게 태어나 자라 나온 어린 탱자나무를 보니 그냥 기분이 내내 좋다.
올 여름은 유난히 비가 많이 왔다. 죽어가던 탱자나무 뿌리가 촉촉이, 또는 홍건이 빗물에 젖다보니 그냥 죽을 수는 없다고 몸부림치며 생명줄을 잡고 있었나 보다. 전남 창평에서 여기 전북 고창까지 살러 와서 죽을 수는 없다고 시들어가는 DNA를 깨워서 유전자를 복제하고 세포분열을 촉진하여 원줄기를 만들어 흙 위로 올리고는 가지를 뻗고, 가시를 만들고, 잎을 만들어 무럭무럭 자라서 내 눈 앞에 예쁜 모습으로 나타났나 보다. 나도 무심했다. 진즉 혹시라도 새순이 나올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며 살펴보고 새순이 나오려고 할 때부터 물을 주었으면 지금 보다 훨씬 더 컸을 것인데 너무 무심했다. 사실은 장마 때까지는 가끔씩 말라비틀어진 줄기를 매만지고 뇌까렸다. 뿌리만 이라도 살았다면 새순을 올리라고 빌고 빌었다. 죽은 줄기라도 내손 끝으로 전달되는 나의 염원을 뿌리가 전달 받았을까? 아님 나의 염원을 하늘과 땅이 뿌리에게 전달하였을까? 내 소원 이루었으니 그냥 기분 좋다. 죽은 나무의 뿌리에서 작은탱자나무가 올라오다니 정말 기분 좋다. 얼씨구절씨구 어깨춤이 저절로 덩실덩실~~~
2011.10.27. 林 光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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