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 소화관은 춤꾼
소화관이 음식물을 받아 소화를 시키려면
온몸을 움직여 얼씨구절씨구 좋다!
덩실덩실 춤을 추워야 해요.
소화관의 입구 입술은
그냥 보기만 해도 아름다운데
동그랗게 벌리거나
길쭉하게 벌리거나
벌려서는 음식을
받아 넣는 그 모습
삶의 가장 멋진 모습이지요.
입속에서는
위아래 치아가 마주치며
다닥~ 다닥~ 딱딱 탭댄스를 추어
방앗간에서처럼 방아를 찧어요.
위아래앞니는 작두가 되어 끊고 자르고
아무리 큰 것도 야금야금 갉아 먹으며
잘게 잘게 부수지요.
위아래 어금니는 맷돌처럼
서로가 잘 물려서 돌리고
누르고 딱딱 마주치며
곱게 곱게 갈아 부드럽게 만들어요.
치아가 방앗간의 기계라면
혀는 치질도 하고 까불고
침과 음식을 혼합하고
뭉쳐서 목구멍으로 넘겨요.
혀는 날름날름 날쌔게
너울너울 파도처럼
폭풍처럼 쏜살 같이
입속 어디고간에
다 닿아서 어루만져요.
입속의 옹달샘 침샘은
귀밑에 혀밑에 턱밑에
쌍으로 있어
부룩부룩 쏘옥쏘옥
보글보글 침을 내놓아
입속에는 항상 침이 고여 있어요.
식도는 쭈르륵쭈르륵
들어오는 음식을
위쪽으로 밀어내며
잘록잘록 쭈르륵쭈르륵
춤을 추며 내려 보내요.
위는 음식이 들어오는 대로
받아 밥통이라고도 하지요.
우리가 먹기를 그치면
위는 앞문을 닫고
꿈틀꿈틀 잘록 볼록
삼 겹으로 둘러싸인 위벽속의
근육을 다각도로 움직여
음식이 가득 담겨서 부풀은
근육 주머니를 요리조리
수축하고 이완해서
위속에서 염산이 생겨
세균을 말살시키고
고기를 죽처럼 삭혀서
부피를 확 줄여서
강산 죽을 만들어요.
위기 신들린 춤을 그치면
우리의 윗배가 쑤욱 들어가요.
위와 소장 사이에는 유문이 있는데
소장이 위의 강산죽을 질금질금
받는 것을 유문반사라 해요.
유문반사는 소장의 머리
십이지장에서 조절해요.
왜냐면
위 속의 강산죽이 덜커덩
한꺼번에 많이 소장으로 들어오면
소장벽이 강산에 할퀴어서
상처를 받기 때문에
조금씩 조금씩 강산죽이 내려오도록
유문을 살짝살짝 열고는 닫아요.
소장은 마치 마스게임을 하듯이
가늘고 길고 긴 몸체를
잘록잘록 볼록볼록 부분부분
춤사위를 펼치기도 하고
쭈르륵쭈르륵 밀어내기도
하여 그 모습이 마스게임을
하는 것처럼 우아하고
멋스러워요.
소장이 꿈틀꿈틀 움직이면
그 속에서는 소화효소가
음식물에 붙을 기회가 많아져
소화 작용이 활발해지고
융털이 영양소에 닿는 기회가
많아져 흡수를 아주 많이 해요.
대장균의 나라 대장으로
음식쓰레기가 들어가면
대장은 서서히 쭈르륵쭈르륵
항문 쪽으로 밀어내면서
수분을 흡수하고
대장균들은 섬유소를 분해해서
부피를 줄이고
점점 대변이 만들어져 가는데
항문 속 직장에는 대변이 쌓여서
많아지면 항문이 벌리고 오므리고
밀어내며 대변을 버리는 일을 해요.
소화관은 춤꾼!
춤을 추며 먹고 씹고
소화를 시키고
영양소를 흡수하고
대변을 만들고
몸 밖으로 버려요.
林 光子 2009.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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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만들고 있는 중이어서 오전엔 잘 안 나오고 오후와 밤엔 잘 나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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