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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창 이야기

고창장날 파장시간에 떨이하려 가면 싸다.

by 임광자 2022. 10. 9.

고창 장날에는 오후 5시가 넘으면 파장 장 보러 간다.

파장 시간이 되면 떨이할 것이 더러 있고 값이 훨씬 싸다

요즘 나오는 생대추는 사과대추라고 해서 크고 맛있어 과일 대신 사서 먹는다.

오전에 생대추를 샀는데 지난 장에 산 것보다 훨씬 적았다.

지난 장에도 파장 시간에 와서 생대추 떨이를 하였는데 엄청 많이 주었다.

생대추를 파는 단골 노점상 이쁜 아주머니에게 가서

"지난 장날에 산 것은 양이 많았는데 오늘 오전에 산 것은 집에 가서 보니 너무 적어요."

"언니 그랬어."

그리고는 웃는다.

내가 생대추를 담아 파는 그릇을 보니 지난 장날 것보다 훨씬 작아졌다.

"어머. 생대추 그릇이 지난 장날 것 보다 작아졌어요. 그래서 양이 적었네요."

이쁜 아주머니가 웃으며

"맞아. 언니! 지난 장날에는 내가 너무 큰 그릇에 담아 대추를 팔아서 오늘은 좀 작은 것으로 바꾸었어. 그래도 다른 집보다는 큰 거야. 언니."

"어쩐지 양이 너무 적더라니."

내가 섭섭한 표정으로 생대추를 보며

"오늘은 떨이 하기에는 너무 많네."

"언니 한 바퀴 돌고 와 그동안에 누가 더 사 갈지도 모르니까."

시장을 한 바퀴 돌았지만 내가 떨이를 하고 싶은 물건이 없어 그냥 생대추 파는 데로 돌아왔다.

"언니! 그동안에 외국인이 한 그릇 사갔어. 대추를 거의 다 따서 다음장까지 팔면 없어."

그 말을 들으니 이번에 좀 더 사놓아야 할 것 같다.

다 사기에는 많다.

"언니! 만 원어치 사면 많이 줄 게

"나머지는 어떻게 하려고."

"내일 해리장에 가서 파니까 괜찮아."

만원 어치를 네 그릇을 담아준다. 나머지를 보니 욕심이 난다.

"나머지 다해서 얼마예요?"

그릇으로 대충 되어 보더니 

"이것도 만원은 주어야겠어 언니!"

나는 생대추를 이 만원에 떨이를 하고 옆에 우수리로 줄 단감 몇 개가 있길래 

"단감이나 더 주어."

이쁜 아주머니가 단감 몇 개를 남기고 주어서

"마저 주지."

"언니! 이건 내일 해리 장에서 팔 때 우수리로 주어야 해."

내가 머뭇거리자

"언니! 호박 줄까."

"얼마인데 우리 집에 호박 있는데."

"언니! 네가 그냥 준다는 것이지 돈 받겠어."

그러더니 여기저기 그릇에 담아 놓은 것들을 커다란 검정 비닐봉지에 차곡차곡 넣는다.

"언니! 이거 비닐봉지에 싸 놓았다가 내일모레 비 그치면 썰어서 말려. 그리고 뚝뚝 썰어서 냉동실에 넣어 두었다가 녹이지 말고 반찬 하려는 냄비에 물이 끓을 때 얼어있는 그대로 넣어서 끓이면 돼. 나도 손님한테서 배웠어." 

"부추도 얼려서 그렇게 해 먹는다고 그러더라고. 이제 겨울에 먹을 반찬 걱정 안 해도 되겠네 고마워."

캐리어에 많은 애호박을 낑낑거리며 끌고 오다가 멸치 파는 단골 노점상 아주머니에게

"애호박 몇 개 줄까요?"

물으니 웃기만 하는데 손님이

"이 아주머니 광주 살아요. 호박 심을 곳 없어요. 드리세요. 미안해서 달라고 못해요."

내가 애호박 두 개를 꺼내서 주니'

"고마워요."

하면서 아주 좋아하신다. 손님이

"고마워요. 내가 말해서 주었으니 내가 고마워요."

집에 와서 커다란 검정 비닐봉지 묶음을 풀고 세어보니 애호박이 16개다.

 

다음 장날에는 요구르트라도 사다 드려야겠다.

 

오늘 단골 노점상 아주머니가 중 호박
사과 대추라 엄청 크다.오늘 산 생대추의 일부를 이렇게 냉장고에 두고 먹는다.

 

냉장고 야채박스 속에 있는 생대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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