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로회복에 좋은 포도차조기차 담다.
오늘 아침에 일어나 검게 익은 포도를 따먹으려 포도나무 아래로 가니 포도향기가 코를 찌른다. 포도향기는 나만 맡는 게 아니고 보통 벌 보다 훨씬 큰 무섭게 생긴 벌 여러 마리가 윙윙 포도향기를 풀풀 날리고 있는 검게 익은 포도 사이를 날아다니고 있다. 머리 위를 휙휙 날아간다. 무서운 생각이 든다. 어제 포도를 좀 따서 이웃집에 주었는데 다른 곳은 포도를 벌들이 쪼아 먹어서 남아들지 않는다고 하기에 우리 집은 벌 오지 않는다고 하였는데 드디어 나타난 것이다. 포도를 따서 포도차조기차를 담아 놓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머리에 들에서 일할 때 쓰고 모자를 눌러쓰고 긴 바지와 긴팔 옷을 입고 장갑을 끼고 장화를 신었다. 포도나무 아래 고무통을 엎어놓고 그 위에 판자를 올리고 올라가 약간 검은빛이 돌기만 해도 그냥 포도를 따서 들통 속으로 던지기 시작했다. 내가 포도를 따는 동안에도 벌들은 윙윙거리며 내 주변과 포도 사이를 맴돌았다. 익은 포도를 딸수록 포도향기는 덜해갔다. 벌들도 날아갔다.
나는 차를 담을 적에 흑설탕을 사용한다.
흑설탕은 뒷맛이 좋다.
또한 백설탕은 백미와 같고
흑설탕은 현미와 같다는 생각 때문이다.
백미 보다 현미가 좋고 백설탕 보다 흑설탕이 좋다.
다만 색이 좀 그렇다.
하지만 색 보다 건강에 좋은 것이 더 좋다.
포도알이 모두 깨지도록 오래 치대야 한다.
포도차조기차를 넣은 병에 빈공간이 적적하고 흑설탕이 남았으니 며칠 후에 포도를 더 따서 포도차조기차를 더 만들어 넣을 생각이다. 이 차의 원료들이 잘 어울러져 맛이 들면 생생연에 오는 사람들에게 5배로 희석해서 한잔씩 맛보게 할 생각이다. 그리고 내년 여름까지 냉동고를 사게 되면 아이스바를 만들어 더위를 식히게 해 줄 생각이다. 집에서 만드는 아이스바는 딱딱하지 않고 사 먹는 것처럼 고형제도 넣지 않아서 건강에도 좋다.
참 포도차조기차 담는 방법은 생생연에 오는 사람들에게 알려 줄 것이다. 포도차조기차는 혈액순환이 잘 되어 이뇨작용이 있고 피로회복에 끝내준다. 맛도 좋다.
내가 키운 포도나무에서 포도를 따서 포도차조기차를 담는 것이 바램이었는데 올해 그 소원이 처음 이루워졌다. 포도차조기차를 담고나니 숙제 하나를 끝낸 기분이다.
2013. 08.28. 林光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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