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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연 이야기

두 얼굴의 물고기 노점상 아주머니

by 임광자 2013. 4. 24.

두 얼굴의 물고기 노점상 아주머니


오늘 장날이라 지난장날에 나에게 징거미 새우와 송사리를 함께 섞어 판 노점상 아주머니에게 갔다.

-아주머니! 송사리 몇 마리 안 남고 다 죽었어요. 새우도 죽고요. 여기서는 산소 공급을 하고 있잖아요. 내가 분명하게 고무통 연못에 넣는다고 말했잖아요.

-나는 흐르는 물인지 알았지.

-고무통 연못이라 하였어요. 주차장 옆에 있는 집이라고도 하였지요. 아주머니 공중화장실 가잖아요. 바로 거기서 보이는 집이잖아요. 그래도 아주머니는 여기 여러 종류의 물고기들이 모두 한 곳에서 잡았다고 같이 넣어도 괜찮다고 하였잖아요.

내 말을 들은 척도 안 한다.

-지난 장날에 사서 넣었는데 그제 보니까 4일 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징거미 새우의 집게 다리가 커요. 어제 사진 찍느라 맑은 물에 넣었다가 다시 넣었는데 스트레스를 받아서 송사리를 공격했는지 잘 놀던 송사리 몇 마리가 징거미새우 다시 연못에 넣은지 얼마되지 않아서 갑자기 모두 죽었어요. 징거미 새우가 물어 죽인거지요?

-금붕어가 사는 곳에 징거미 새우가 들어가면 금붕어 다 물어 죽여 버려.

-그렇게 알면서 왜 물고기와 함께 넣으라고 하였어요.

-봉사했다고 생각혀.

-죽은 송사리들이 배가 터져 죽었어요.

아주머니가 그 말에 비열하게 웃으며

-큰 금붕어를 다 물어 죽인다니까

-미꾸라지는 안 죽어요.

-미꾸라지는 흙 속으로 기어 들어가 버리니까.

어떻게 그렇게도 빤히 징거미 새우와 송사리를 함께 넣으면 죽는다는 걸 뻔히 알면서 함께 키워도 된다고 큰 소리 치더니 이제는 함께 넣으면 안 된다고 말한다.

-만원으로 교육 잘 받았습니다.

-다음 장에 오면 내가 소화새우 좀 줄게. 이번엔 비가 와서 작업을 못했어.

나는 존댓말을 하는데 그 아주머니는 꼭 반말이다.


옆의 물고기 노점상을 쳐다보며 옆으로 지나는데 그곳 아주머니가 나를 보며

-이 물고기 넣으면 안 죽어.

라고 말하며 송사리 비슷한 물고기를 골라서 다른 그릇에 분리시키고 있다.

내가 걸음을 멈추고 쳐다보자

-내가 조금 골라 줄 테니 가져다 넣어 봐

-정말 그냥 줄 거예요?

-돈을 조금이라도 내야지.

-그냥 준다고 하셨잖아요.

-그렇게 말해도 조금은 주어야지.

내가, 나한테 속여 판 아주머니를 쳐다보자 그 아주머니가 사지 말라는 뜻으로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고 있다. 양심은 조금 남았나 보다. 또 속을 것 같은 내 모습이 안 된다 생각하나보다.

 

잡아와서 판다고 말하지만

어쩜 실제로는 중국산이 아닐까?

여기서 파는 새우가 어떻게 모두 징거미 새우일까?


내가 아는 노점상들 중에서도 양심적으로 파는 사람도 있고 이번 물고기 노점상처럼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팔려고 하는 사람도 있다. 이번 경험으로 많은 걸 깨달았다.

 

 

징거미새우

집게발이 좌우에 있다.

이곳에서는 찔렁 새우라고 한다.

 


그나저나 고무통 연못마다 징거미 새우를 고루 분배해서 넣었는데 다른 물고기들을 넣으려면 고무통 연못 속에 남아 있는 징거미 새우를 모두 꺼내서 한 고무통 연못으로 모아야 하는데 그걸 어떻게 해야 할지 걱정이다.


미나리 통에는 미나리가 무성해져서 물이 맑아지면 소화새우만을 넣어 기를 생각이다. 주차장으로 통하는 길에 있는 고무통 연못에는 미꾸라지와 송사리가 살게 하고 가장 작고 둥그런 고무통 연못에는 미나리와 백련이 함께 사는데 이곳에 징거미 새우만 살게 할 생각이다. 서북쪽 연못은 밤에 가로등 불빛이 대낮 같으니 연잎이 많이 나와서 우거질 때까지는 물이 완전 녹색이라 더럽게 보이는데 무얼 넣으면 깨끗해질까? 그걸 연구해야 한다. 미꾸라지를 많이 넣을까? 미꾸라지가 많아지면 물이 좀 맑아질까?


2013.04.24.  林光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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