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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연 이야기

고무통 온실 속 고인 물 빼고 뿌리의 호흡작용 돕기

by 임광자 2013. 3. 19.

고무통 온실 속 고인 물 빼고 뿌리의 호흡작용 돕기


큰 고무통에 채소를 심고 위에 유리나 비닐을 덮으면 장마철에도 채소가 잘 자란다. 아주 간단하고 쉬운 고무통 비닐 하우스다. 햇빛이 쨍쨍할 때는 비닐을 걷고 비가 오면 비닐을 덮는다. 장마철이 되면 상추 값이 많이 오르는데 고무통 비닐 하우스를 만들면 상추 걱정은 끝이다.

 

머리통 속의 지식과 현실의 지혜는 바로 바로 연결이 되지 않나 보다. 분명 작년에는 고무통을 콘크리트 바닥에 놓고 채소를 심었지만 한 번도 물이 고이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에는 흙이 좀 찰지다고 고무통에 물이 고인 것이 며칠이 지나도 빠지지 않는 것이 이상했다. 곰곰 생각했다. 무엇이 문제인가? 그러다가 아하! 그렇구나! 고무통 바닥이 콘크리트 바닥에 너무 밀착되어 그 좁은 틈새를 진흙이 흘러내려 막고 있다는 것이 생각났다. 시멘트 벽돌을 가져다가 고무통 주변에 놓고 고무통을 들어 올리고 발로 고무통 밑으로 밀어서 시멘트 벽돌을 집어넣었다. 고무통 바닥의 구멍이 열리고 물이 싹 빠진다.

 

오늘 아침까지도 이렇게 물이 고인채로 빠지지 않아서

꼬챙이로 바닥을 더듬어 구멍이 있는 곳을 찾아

마구 파했지만 물이 조금 빠지고는 그대로였다.

 

고무통 아래로 시멘트 벽돌을 집어 넣자 물이 빠진다.

 

 

보이지 않던 고무통 바닥에 고였던 물이 다 빠지고 구멍이 보인다.

 

이렇게 쉬운 것을 왜 그렇게도 바로 바로 머리가 돌아가지 않았는지

그래서 경험이 중요한가 보다.

이제 흙이 조금 더 마르면 모래를 넣어 섞어서

성근 흙을 만들고 레드 치커리 씨앗을 넣을 것이다.

 

이웃집 아주머니가 상추가 너무 배다고 해서 중간중간 뽑아다 밭에심었다.

나는 배게 심어서 연한 잎을 뜯어 먹는 것을 좋아하는데

그렇게 하면 포기가 작고 잎도 작다며 크게 키우란다.

구멍이 숭숭 뚫린 곳이 상추 모종을 뽑아낸 자리.

 

고무통에서 솎아서 이곳에 심어진 상추 모종.

 

두개의 고무통 밑에 모두 시멘트 벽돌을 넣었다.

장마철에는 위에 하우스비닐을 덮어 비닐하우스를 만들 거다.

장마철에도 상추가 상하지 않고 아주 잘 자란다.

 

돌나물이 탐스럽게 자라고 있다.

돌나물 물김치가 약간 새콤해지만 정말 맛있다.

돌나물을 망바구니에 넣고 살살 수도물 뿌리며 씻어서

물기가 조금 빠지면 그릇에 담고 그 위에 초고추장 뿌려서

먹으면 맛있다.

돌나물은 피를 맑게 하는 정혈작용이 있다.

 

 

고무통 아래 시멘트 벽돌들을 넣어서 공기와 빗물이 통과하게 만들고서 보니 참 그 동안 어리 섞었다는 생각이 든다. 분명 식물의 뿌리는 호흡을 해야 한다.  김을 매주는 것도 흙 사이로 공기가 들어가 뿌리가 호흡을 잘하게 하기 위함이다. 그런데 고무통 바닥을 콘크리트 바닥에 그대로 놓았는지 하마터번 고무통 속에서 자라는 식물들이 나에게 불만을 품을 뻔 했다. 아니 숨통을 막았다고 욕을 했을지도 모른다. 앞으로도 이런 일이 생길 것이고 그 때마다 어리 섞음을 깨우칠 것이다.

이번에 진흙을 넣어 고무통에 물이 고이기를 잘했다. 그 사건으로 나는 깜박 잊고 있었던 뿌리가 호흡한다는 것을 되새길 수가 있었다. 그래서 자연이 가르친다고 하나 보다.

 

2013.03.19.  林光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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