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하라! 얻으리라!

구하라! 얻으리라!

 

 

민간약초를 심을 텃밭을 만들 흙을 어디서 구할까 고민하였다. 물론 돈을 주고 사오면 쉽다. 지금 나에게는 돈쓸 일이 너무 많아서 흙 값까지 지불하기에는 좀 그렇다. 기회는 수시로 찾아온다. 생생연 바로 앞에 군청에서 주차장을 만들고 있다. 주차장과 주변 주택 사이에 가로수를 심고 화단을 꾸민다는 정보를 입수하다. 옳다! 바로 이 기회를 잡아야지! 책임자가 나타나자 나는 부드러운 표정과 말소리로 주차장으로 만들 예정지에 심어진 복분자 쪽으로 눈길을 주며 그가 들을 수 있도록 흘리듯이 혼자 뇌까린다.

-복분자 밭 없어지기 전에 흙을 퍼다 놓아야겠어요.-

그가 내 말을 듣고

-저기서 흙을 퍼와요?-

-네. 여기 흙으로 돋아야 민간약초 밭을 만들수 있어요.-

-그냥 두어요. 얼마나 퍼 올수 있다고요. 여기 화단 만들 적에 퍼다 줄게요.-

-휴우~~ 살았다.-

속으로 쾌재를 부르며

-그럼 믿고 흙 퍼 나르지 않을 게요.-

그는 내 말에 그냥 씩 웃는다.

 

 

 

 

 

 

 

 

 

 

어제다. 덤프트럭과 포클레인이 주차장 건설현장에서 부산하게 움직인다. 덤프트럭이 흙을 퍼다 흙산을 사방에 만든다. 포클레인은 흙을 커다란 손에 담아서 화단을 채우고 주변의 밭에 놓는다. 생생연 앞에 놓인 흙산의 크기를 보니 화단과 생생연 텃밭을 만들 흙으로는 적을 것 같다. 나는 즉시 현장감독에게

-여기에 흙 좀 많이 주었으면 좋겠어요.-

그는 내가 가리키는 부분을 휘둘러보더니

-이곳에 밭을 만들려면 두 차는 있어야 해요.-

-전에 내가 복분자 밭에서 흙을 퍼다 놓는다고 하니까 화단 만들 때 가져다 준다고 하였는데...-

그는 사장에게 전화를 하고 사정을 이야기 한다. 내가 들을 수 있는 말은

-두 차는 필요할 것 같아요. 그런데 거기에 있는 흙은 다 퍼 왔데요. 네네. 나머지를 다 부어 주라고요. 남을지 모르겠네요.-

그는 전화를 끊더니 사장님한테 이야기해요. 나는 권한이 없어요. 여기 쓸 흙을 준비해 둔 것이 있는데 그걸 다 가져온 것이 여기 있는 것 전부에요.-

-지금 흙을 받지 않으면 기회가 없어요. 주차장 만들어지고 화단 만들어지면 어떻게 흙을 실어다 여기에 부어요. 아저씨가 나 보다 더 싸게 살 수 있잖아요? 흙 값 드릴 게요!-

-지금 일하다가 어디 가서 흙을 퍼 와요? 지금 포클레인도 불러서 일을 시작해야 해요.-

그는 저쪽 길로 오고 있는 포클레인을 보면서

-저기 포클레인이 오네요.-

 

나는 흙을 가져 온 덤프트럭 아저씨에게

-아저씨 흙 좀 가져다주세요!-

-지금 여기 일해야 되어서 흙 가지러 갈 수가 없어요.-

-개인적으로 살 테니까 흙 한차 가져다주세요?-

-지금은 못해요.-

-그럼 여기 일 끝나고요.-

덤프트럭 아저씨가 고개를 끄덕인다.

 

 

 

그리고 생생연 텃밭 예정지에는 흙산이 만들어진다. 여기 저기 만들어진 흙산을 헐어서 인도와 화단에 채우고 나머지는 모두 생생연에 주었다. 처음 흙은 좋았으나 나중 흙은 자갈이 조금 섞였다. 바닥에 깔아 놓았던 인위적으로 부순 자갈이 흙과 섞여져서다. 그것도 좋다고 하였다. 돌은 골라내면 되니까.

덤프트럭 아저씨가 와서 흙산을 보고는

-흙 더 가지고 오지 않아도 되지요.-

-네.-

나는 개인적으로 흙을 더 사서 붓지 않아도 되어서 돈 벌었다. 역시 공사를 많이 해 본 사람은 감으로 아나 보다. 그냥 남는 흙으로 채워 주라고 하더니 그렇게 된다.

 

 

 

 

 

 

오늘 아침 나는 사장님이 보이기에 가까이 가서

-어제 흙 주신 것 감사 합니다. 흙을 주시지 않았으면 제가 어디가서 퍼 와요.-

사장은 나를 보고 웃기만 하는데 옆에 있는 포클레인 아저씨가 

-지게로 져 날라야지요.-

라고 말한다.

나는

-맞아요.-

라고 대답하다.

 

 

 

 

 

 

오늘 초저녁에 보니 생생연 흙산이 더 커졌다.  

 

 

 

 

 

 

 

 

 

 

물론 덜 좋은 흙이 섞여졌지만 그래도 기분이 좋다.

저 잔돌을 다 골라내야 하지만 일단 깔고 운동 삼아서 시간나는 대로 할 것이다.

위에만 저러니까.  

 

 

구하라! 

얻을 것이다!

하느님은 내가 구하는 것을 정말 주셨습니다!

감사 합니다.

 

 

林光子 2009년 1월 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