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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복원(생생연)/임광자책 초고맛보기

자연과 이야기 할 수 있는 할머니방

by 임광자 2013. 12. 13.

함박눈이 밤새껏 내리고 내려서 쌓인 눈을 밟으니 발목을 넘는다. 이렇게 눈이 오는 날에는 할머니 방에서 맑은 창문을 통해 눈 오는 풍경을 바라보고 싶어 할머니에게 간다.

할머니! 저 왔어요.”

세나가 대문에 달린 벨을 누르고 큰 소리로 외친다. 할머니가 현관문을 열고 세나가 들어오는 모습을 본다.

정말 눈이 많이 내린다. 미끄럽지 않던?”

세나가 자기 장화를 보면서

이 털장화 미끄럼 방지용이라 괜찮았어요.”

우리 어릴 땐 신발을 새끼줄로 감고 다녔다.”

텃밭 가장자리에 있는 나무들에 눈꽃이 핀 것을 보면서 미소를 짓는다.

어서 들어가자.”

할머니 방에서 눈 오는 걸 바라보고 싶어요.”

 둘이 할머니 방으로 들어와 창문에 쳤던 커튼을 옆으로 젖힌다.

]-->할머니! 어떻게 맑은 창문을 삼중창으로 만들고

커튼을 칠 생각을 하셨어요?“

나는 방안에서도 창밖으로 달이 뜨고 비가 오고

눈이 오고 바람에 나무들의 가지가 움직이는 것을

보고 싶어서 이렇게 창문에 투명유리를 끼고 그

대신 커튼을 얇고 두꺼운 것을 이중으로 친다.“

창문이 다른 집은 두 겹인데 세 겹이잖아요.”

거기다 두꺼운 유리를 끼워서 춥지 않도록 했다.”

"그래도 벽 보다는 추울 것 같아요."

"밎다. 그래서 밖에 덧문을 달 거다."

할머니 방은 자연과 이야기하는 방 같아 좋아요.”

"피로할 때는 방안 공기도 바꿀 겸 창문을 모두 열고 여기 앉아서 15분 정도 일광욕을 한다."

"추운데요?"

"얼굴과 머리 그리고 손에 햇빛이 닿도록 하지."

"그래서 할머니는 비타민 D가 풍부해서 아픈 데가 없나 봐요."

"치아도 모두 내 치아다."

"건강도 챙기고 자연도 감상하고 끝내주는 방이예요."

맑은 날 밤에는 별도 보인다.”

할머니는 별들과 이야기 하나요?”

그럼 별이 뜬 하늘은 하늘의 글이라는 뜻으로 천문(天文)이라 말한다.”

그래서 하늘의 별을 연구하는 학문을 천문학이라 하는군요.”

그렇다. 옛날 사람들은 별자리의 움직임으로 점을 쳤다.”

점성술(占星術)이지요.”

하늘의 별들은 우리에게 천문학과 점성술을 깨우치게 했다.”

할머니! 눈이 엄청 와요.”

할머니와 세나가 눈이 펄펄 내려서 하얀 세상이 되는 것을 본다. 할머니 방의 창문은 크지 않고 남향이라 여름에는 햇빛이 들지 않아 시원하고 겨울엔 햇빛이 방안 깊숙이 들어와 따뜻해서 태양방이라 부른다.  창문의 높이는 앉아서 밖을 볼 수 있다. 투명해서 밖에서도 안이 보여서 낮엔 얇은 커튼을 치고 밤엔 두꺼운 커튼을 친다. 창밖에는 포도나무 아취가 있고 아취 아래는 곰취가 자란다.

2013.12.13.  임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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