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숨소설-에너지 생산 공장 옆에 퍼옥시솜(peroxysome)이 있는 이유

단숨소설-에너지 생산 공장 옆에 퍼옥시솜(peroxysome)이 있는 이유

이번 주말에는 할머니 집이 부산하다. 여자들은 머위잎과 구기자 잎을 따고 달래와 민들레를 캐고 점심을 준비한다. 남자들은 텃밭을 파고 각종 씨를 뿌리고 상추와 대파 모종을 심는다. 여름 내내 이 텃밭에서 자란 채소가 여러 집의 식탁에 올라 건강을 지켜 줄 것이다. 땀을 흘리며 열심히 일하는 남자들에게 할머니가 말한다.

할머니-쉬엄쉬엄 해라! 과격하게 몸을 움직이면 활성산소가 많이 생겨서 병들고 빨리 늙는다.

동권아빠-또 시작이시다.

할머니-자넨 내가 강의하면 항상 졸았지. 그런데 동권이는 내 강의를 아주 좋아해.

동권아빠-저는 외우는 게 많은 생물이 가장 싫었거든요. 그래도 수학은 잘 하잖아요. 동권이와 유정이 수학은 제가 가르쳐 주어요.

유정-역사는 우리 아빠가 가르쳐 주고요.

동권이가 아빠와 할머니를 번갈아 보며 빙긋이 웃고는

동권-할머니! 제가 빨리 늙어요?

할머니-활성산소가 많이 생기면 너는 병들기 쉽고 아빠는 늙는다.

동권-힘들게 일하면 활성산소가 왜 많이 생겨요?

할머니-점심 먹고 네 아빠와 엄마가 가고 나면 유정이와 함께 미토콘드리아와 퍼옥시솜에 대해서 강의 해 주마.

동권-그렇잖아도 세포 그림을 보면 미토콘드리아나 엽록체 옆에 퍼옥시솜이 많이 있는 것이 궁금했어요?

점심은 자잘한 구기자 잎은 그냥 넣고 좀 넓은 머위 잎을 잘게 찢어 넣고 잔멸치를 볶아 넣고 계란을 스크램블로 만들어 넣고 달래양념간장으로 비벼먹었다. 향긋한 봄 냄새가 입 안 가득 퍼진다. 점심을 먹고 어른들은 집으로 가고 동권이와 유정이 할머니 방의 다용도 상에 앉았다.

동권-할머니 텃밭 팔 때요. 과격하게 일하면 활성산소가 많이 생긴다고 하였는데 왜 그래요.

할머니-과격하게 일하면 에너지가 갑자기 많이 소모되고 미토콘드리아에서는 에너지를 보충하기 위해서 정신없이 일을 하지.

유정-일을 과격하게하면 호흡도 가빠져요.

동권-산소가 모자라서 보충하려고 호흡이 가빠지나요?

유정-호흡수는 혈액 속의 이산화탄소의 양에 의해서 결정되지요.

할머니-그렇지. 혈액 속에 이산화탄소가 많아진다는 것은 바로 미토콘드리아에서 에너지를 엄청 많이 생산하고 있다는 증거지. 산소가 미토콘드리아로 들어가서 수소와 결합을 해서 물을 만들어. 그런데 급하게 먹는 밥이 채한다고 급하니까 산소하나와 수소 둘이 결합하여 물을 만들어야하는데 산소 둘과 수소 둘이 결합하여 과산화수소를 만드는 거지. 과산화수소가 분해되면 물과 활성산소가 생기고 곧 불안정한 활성산소는 안정된 산소분자가 되지. 그 아주 짧은 시간에 활성산소가 미토콘드리아고 뭐고 막 파괴해. 물론 세균도 파괴해서 죽여 버려. 그래서 처음에는 우리 몸에서 활성산소가 생긴다고 좋아했어.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이 활성산소가 세포를 노화 시키고 수명을 짧게 하고 병들게 하는 거야.

유정-활성산소를 없애준다는 항산화제가 있잖아요?

할머니-그렇지. 항산화제로 비타민도 있고 미네랄도 있지.

동권-왜 항산화제에요?

할머니-활성산소가 다른 물질과 결합하면 산화가 되거든. 그런데 항산화제들은 활성산소가 다른 물질과 결합하기 전에 자신들이 활성산소와 결합하여 산화를 막으니까 항산화제라고 한다.

동권-활성산소는 과산화수소가 분해되면서 생기잖아요. 그럼 과산화수소를 빨리 없애면 되잖아요.

할머니-바로 과산화수소를 안전하게 물과 산소로 분해해주는 효소가 카탈라아제인데 퍼옥시솜 속에 들어있다.

동권-이제 감이 오네요. 과산화수소는 미토콘드리아에서 생겨 나오고. 그 과산화수소를 없애는 효소가 퍼옥시솜 속에 있으니 미토콘드리아 옆에 퍼옥시솜이 많은 것을요.

할머니-퍼옥시솜 속에는 산화효소가 들어있다. 카탈라아제는 산화효소다. 퍼옥시솜은 해독작용도 잘 해서 간세포 속에 많이 있다.

유정-간세포는 일을 많이 해서 미토콘드리아도 많아요. 그러니 퍼옥시솜도 많지요.

할머니-퍼옥시솜은 에너지생산 공장 근처에 많다. 에너지 생산 공장은 미토콘드리아와 엽록체다. 그래서 엽록체 근처에도 퍼옥시솜이 많다.

유정-그래서 유산소운동을 하라고 하는군요.

할머니-그렇지 과격하지 않게 충분한 산소를 공급하면서 에너지 생산 공장도 천천히 돌아가도록 움직이는 것이 활성산소를 적게 발생시키는 거다.

동권-욕심을 버리고 여유를 가지고 일을 하려고 해요. 욕심이 많아지면 돈이 많이 필요하고 그 만큼 일을 많이 해야 하니까 스트레스도 쌓이고 여유가 없잖아요.

유정-나도 동감! 남들 가졌다고 나도 다 가지려 하지 않고 남들 모두 과외 한다고 따라하지 않을 생각이에요.

할머니-오늘은 여기까지 하자.

 

2013.03.21. 林光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