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래기 저장법
며칠 전에 동네를 거니는데 배추장사의 트럭에 새파란 아주 품질 좋은 녹색 껍질이 수북이 쌓여있다. 그걸 본 내 눈이 동그랗게 떠진다.
“아저씨! 이 시래기 가져가도 되나요?”
“다 가져가도 좋아요.”
“싱싱한 녹색 잎인데 왜 이렇게 다 따버렸어요>”
“밭에서 다듬어 온 건데 사가는 사람들이 녹색껍질을 다 벗겨 달라네요.”
“제가 다 가져갈게요.”
“집이 어디예요? 가져다줄게요.”
“바로 저기에요. 집에 가서 리어카 가지고 올 게요.”
부리나케 집에 와서 리어카를 밀고 가서 차에 있는 녹색 배추잎을 모두 실었다. 나에게는 엄청 많이 되지만 가끔은 매운 것을 못 먹을 때도 있어 삶아서 김치 냉장고 살얼음 칸에 넣어두고 겨울 내내 먹으면 좋을 것 같아 기분 좋다, 어제 일요일에 화덕에 불을 지퍼서 삶았다. 오늘 씻어 썰어서 봉지에 넣어서 저장했다.
사람들은 소금에 절여 놓았다 먹으면 좋다고 하는데 재작년에 그렇게 해 놓았다가 너무 짜서 그냥 버리고 말린 것은 오래도록 삶기 싫어 이웃을 주었다.
짠 소금물에 절여둘 경우, 소금은 나트륨과 염소로 이루어졌는데 짠맛은 염소가 낸다. 그런데 염소는 기체라서 끓이면 날아가고 짠맛이 없는 나트륨만 남아 덜 짜지만 많이 섭취하면 몸에 안 좋은 나트륨은 남는다. 물론 물에 담가두면 어느 정도 빠져나오기도 하지만 다른 수용성 영양소도 빠져 나온다.
나는 입맛으로 먹을 때 보다 머리로 먹을 때가 많아서 음식을 준비하기 전에 생각을 먼저 하는 버릇이 있어 이번에는 삶아서 김치냉장고의 살얼음 칸에 저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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