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대신 하늘이 물을 뿌려주네!
5월인데도 작열하는 태양이 온 힘으로 지상에 뜨거움을 선사한 어제 오전에 바닥 콘크리트를 쳤다. 콘크리트는 작은 자갈과 시멘트를 혼합 시켜서 만든다. 시멘트 가루는 수분이 없으면 그대로 가루로 있지만 물과 혼합을 하면 입자들이 서로 끌어당기면서 결합을 하며 열을 방출한다. 모래가 있으면 모래를 안고 서로가 결집을 하고 자갈이 있으면 자갈을 안고 결집을 해서 콘크리트를 만든다. 물을 흥건히 먹은 콘크리트는 서로 결집을 하면서 내뿜는 열을 물로 증발시키며 굳어가고 마른다. 그렇잖아도 열이 나와서 더운데 날씨조차도 더우면 열이 가중되어 콘크리트 속의 물은 더 많이 증발되어 금이 가고 갈라진다. 그래서 콘크리트 공사는 더울수록 더 갈라지고 굳은 후 물을 먹으면 더욱 굳어지며 갈라지지 않는다. 어제 너무 더워서 빨리 굳었고 그 대신 물이 더 필요했다.
내가 콘크리트 바닥을 내려다보자 속삭이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콘크리트 속의 입자들이 서로 열을 뿜으며 결합을 하느라 너무 뜨거워서 품고 있는 수분을 모두 날리고 헉헉 대었다. 누구 없소! 물 좀 주이소! 그 때 구세주처럼 김 사장이 와서는 줄 호스를 사다가 한쪽을 수도꼭지에 연결을 하고 이미 굳어버린 콘크리트 바닥으로 껑충 뛰어 올라가서 다른 한쪽을 잡고 손가락으로 끝을 조이자 물이 멀리 포물선을 그리며 바닥에 떨어지자 콘크리트 속의 입자들이 와! 시원해 목말라 죽을 뻔하다! 이제야 숨통이 트이는 것 같다. 내가 다 굳을 때까지 물을 주어 열나는 내 몸을 식히게 그렇잖음 이걸 갈라지게 할 거야.
“내일 아침과 점심 때 물을 뿌려 주어요. 저녁때는 제가 와서 줄게요. 그래야 갈라지지 않아요.”
“알겠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자 옆지기가
“오늘 새벽에 물 뿌렸다.”
“벌써?”
“바싹 말랐더라고.”
“오늘 비 온다고 하였는데.”
“조금 밖에 안 와.”
“혹시 모르지 왕창 올지도. 헌집 헐 때도 조금 온다고 하고는 많이 왔었거든.”
콘크리트 바닥으로 뛰어 올라가 보니 이미 다 말라있다. 나도 물을 뿌리고 싶어서 뿌렸다. 재미있다. 서울에서 조카가 왔다. 조카더러 기념으로 올라가서 물을 뿌리면 사진 찍어 두겠다고 하니 폼을 잡는다.
오후가 중간을 훨씬 지났을 적에 비가 펑펑 쏟아지면서 천둥번개가 제 세상을 만난 냥 공중 쇼를 부린다. 아하! 저녁때부터 물을 뿌리지 않아도 된다.
“하늘이 나 대신 물을 뿌려주네. 하늘이시여! 감사 합니다.”
林光子 20080504
'창복원 짓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느 쪽이 정상일까? (0) | 2008.05.05 |
---|---|
오늘 연극(드라마)은 결방! (0) | 2008.05.05 |
“네가 하는 일의 주인이 되려면...” (0) | 2008.05.03 |
생생연의 콘크리트 바닥공사 마무리 (0) | 2008.05.03 |
생생연 배관 공사 (0) | 2008.05.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