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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연 출판사/단숨소설(짧은 콩트)41

한 방에 사는 아주머니와 총각은 동생?조카? 한 방에 사는 아주머니와 총각은 동생? 조카? 이웃 아주머니들이 모여서 잡담을 하기에 나도 끼었다. 아주머니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좋은 소재거리가 나오기도 하니까. 생각지도 않은 수확을 얻을 수도 있다. 공터에 모닥불을 놓고들 스티로 풀 조각을 엉덩이 아래 깔고서 펑퍼짐하게 앉아있다. “웬 모닥불?” “쓰레기 좀 조금 태웠어.” “장작개비 같구먼.” “나무토막을 태우면서 쓰레기를 태워야지 연기가 덜 나.” “저기 고구마도 들었네요?” “저거 호박고구마여.” “그런데 무슨 쓰레기를 태워요?” “이제 봄이니까 흙속에 씨앗을 넣어야지. 그래서 작년에 맛나게 따먹었던 고춧대랑 이것저것 태우는구먼.” 동네 사람들이 공터에 밭을 일구어 봄이면 여러 가지를 심는다. 그러고 보니 얼마 전까지 앙상하게 남아있던 호박넝.. 2008. 3. 6.
레슬링 전희를 하면 살이 푹 빠진다 레슬링 전희를 하면 살이 푹 빠진다 그가 술을 마시고 어린 아이들 앞에서 원초적으로 떠든다. 저 입을 막아야 하는데 무슨 방법이 없을까 곰곰 생각한다. 옳지! 바로 그거다. 나는 그의 뒤로 살금살금 다가가서 바지를 확 내려버렸다. 그가 질겁하고 허리춤을 잡고 방으로 들어간다. “아니 어쩌려고 바지를 벗기냐!” “뭘 팬티도 벗겨졌네!” “내가 얼른 잡아서 내 보물이 나오지 않았기 망정이지 큰일 날 뻔 했잖아?“ “말로 다 나타내었잖아 실물만 안 보여주고.“ 그가 바지를 얼른 올리더니 또 거실로 나가려고 한다. “야! 우리 그러지 말고 옷 벗기기 레슬링을 하자.” “옷이 벗겨지면 무얼 내기 하지?” “만원 내기.” “거 좋지.” 우린 둘이 엉켜 붙어서 서로의 바지 벗기기 레슬링을 한다. 우린 서로가 벗기지 .. 2008. 2. 17.
80대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놀이터에서 사랑을~~~ 80대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놀이터에서 사랑을~~~ 지난 가을이다. 오전에 놀이터에 갔는데 아이들은 없었다. 그런데 아주 폭삭 늙은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긴 의자에 나란히 앉아서는 할아버지가 할머니의 허리춤에 손을 깊숙히 넣고는 무언가를 만지작거렸다. 남자에게는 늑대 유전자가 있어서 영원한 늑대라서 할아버지는 그렇다 치더라도 할머니가 두 다리를 약간 벌리고는 할아버지가 하는 대로 가만히 앉아 있었다. 정말 불쌍하기도 하고 아이들이 올까봐서 걱정도 되었다. 둘을 빤히 처다 보았다. 그러자 두 사람이 일어나서는 휘청거리는 걸음으로 손을 잡고는 주택가로 걸어갔다. 아마도 집으로 가는 것 같았다. 두 사람이 잡은 손이 너무 정다웠다. 그 후 참 많이 생각했다. 그리고는 性에 대한 글을 올리기로 하였다. 요즘에는 영.. 2008. 2. 14.
너는 화이트칼라고 나는 블루칼라란 말이냐!!!!!!!!! 단숨소설: 너는 화이트칼라고 나는 블루칼라란 말이냐!!!!!!!!!! 우리 집 뒤꼍에는 집의 벽에서 2M 떨어진 곳에 옹벽이 담벼락처럼 올라가 있고 그 위는 옛날에는 밭이 있었으나 지금은 길이다. 옛날 밭이었을 적이다. 하루는 부엌문을 열고 계단에 앉아서 옛 추억을 떠올리고는 그곳에 부엌의 수도에서 수도관을 달아내고 수도꼭지를 달고 고무호스를 연결해 놓았다. 그리고 땅을 파고 하수관을 찾았다. 신문지를 달달 말아서 아래 끝에 불을 붙여 하수관 위쪽 한곳에 대고 있으니 하수관의 PVC가 녹는다. 열기가 식기 전에 얼른 가위로 뜨거운 PVC의 일부를 잘라내고 구멍을 낸다. 철물점에서 그 구멍에 맞는 크기의 PVC관을 사다가 하수관에 새로 낸 구멍에 꽂고는 연결 부위를 실리콘으로 막고는 흙을 덮는다. 새로운 .. 2008. 2. 2.
하늘과 자연과 우리 몸은 끊임없이 편지를 보낸다 하늘과 자연과 우리 몸은 끊임없이 편지를 보낸다 별들의 움직임을 하늘의 글이라 하여 천문(天文)이라한다. 나는 천문을 하늘이 우리에게 보내주는 편지라 생각한다. 예부터 사람들은 하늘에 펼쳐지는 편지를 읽는다. 땅위에도 자연이 보내는 편지가 널려 있다. 사계절에 따라 변해가는 산천은 바로 계절의 편지다. 사계절은 해가 우리에게서 멀어지고 가까워짐을 알려주는 편지다. 산맥을 멀리서 보면 그 속에도 산의 기운이 보여주는 편지가 있다. 물길 하나에도 물길이 보여주는 편지가 있다. 논밭에도 논밭의 흙이 우리에게 보여주는 편지가 있다. 거대한 산천의 모습은 우리가 바꿀 수가 없어 편지를 다시 쓰게 할 수는 없지만 우리가 다스릴 수 있는 논밭의 편지는 수정 할 수가 있다. 그래서 토양이 비옥해지라고 거름을 하고 씨앗.. 2008. 1. 26.
걸으면 오장육부가 웃는다. 단숨 소설: 걸으면 오장육부가 웃는다. “엄마! 밥 먹은 게 내려가지 않나 봐요. 속이 답답해요.” 딸이 찡그린 얼굴로 배를 쓸어내리며 안방에서 신문을 보고 있는 엄마에게 온다. 신문을 보던 엄마가 딸의 모습을 보고 걱정스럽게 말한다. “컴을 하느라 움직이지 않으니까 소화가 안 되지.” “숙제를 인터넷 검색창에서 찾아서 해야 하니까 컴을 하는 거예요.” 엄마는 주먹으로 딸의 등을 자근자근 두드려준다. “엄마! 조금 나은 것 같아요. 조금 더 세게 때려 주세요.” 엄마가 주먹을 불끈 쥐고 탁탁 등줄기를 따라 두드린다. 딸이 등을 쭈욱 펴고선 팔꿈치와 같은 높이로 아래팔을 올리고 양팔을 뒤로 쫘 악 뺐다가 앞으로 했다가 한다. 딸의 가슴이 올라 젖가슴이 튀어나온다. “와! 많이 시원해졌어요.” “지금 우리 .. 2008. 1. 21.
어느 아줌마의 잡소리 단숨 소설: 어느 아줌마의 잡소리 연말인디 딱딱한 공부를 하게 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놀자니 손이 근질근질하고 뭐할꺼나이! 말놀이나 할까? 글놀이나 할까? 아무리 머리를 짜내도 그 버릇 어디 가겠냐. 그냥 우리 몸 잡소리나 씨브렁거려 볼 테니 그냥 읽고 웃어 버리시오들 ~~~~~~~~~~~~ 화가 머리끝까지 난다고 바닥에 머리팍 쾅쾅 찧으니 대그팍 터져 우리 몸 사령관이 쏟아져 나와 죽고 울화통 터진다고 두 주먹으로 가슴팍 탕 탕치니 음마나 가슴팍이 무너져 염통과 허파가 으깨져 죽고 세상사 별거냐고 한판 크게 벌려 일확천금 얻겠다고 이리 뛰고 저리 뛰면서 남의 간덩이 파먹더니 자기 간덩이 부어서 터져 죽더라. 쓸데없이 이거도 참견 저거도 참견 눈으로만 왔다 갔다 하더니 쓸개 빠진 놈이 되어서 눈이고 얼굴.. 2007. 12. 29.
단숨소설65: 담쟁이가 그린 그림과 인생 단숨 소설 65: 담쟁이가 그린 그림과 인생 은행나무가 황금빛 옷으로 갈아 입으니 벚나무도 질세라 붉은 옷을 만들기 시작하더니 두 나무가 어느새 사이좋게 치마저고리를 입은 모습으로 서 있다. 우리 집 은행나무는 수나무라서 키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길게 위로만 자라고 벚나무는 땅이 넓은 줄만 알아서 옆으로 넓게 퍼지며 자란다. 그래서 내가 볼 적에는 은행나무는 치마 같고 벚나무는 저고리 같다. 나는 두 나무를 하나로 생각해서 한 여인으로 상상을 한다. 눈을 감고 황금빛 치마에 붉은 저고리를 입고 있는 여인을 상상하면, 상상 속의 여인이 나를 보고 예쁘게 웃는 것 같다. 날마다 집 앞에 즐비하게 뻗어 있는 두 종류의 나무가 나에게 선사하는 아름다움 색깔에 취하다가 산책을 가야겠다고 생각하고 배낭을 메고 나.. 2007. 11. 18.
단숨소설63: 단풍잎이 들려주는 이야기 단숨 소설 63: 단풍잎이 들려주는 이야기 봄엔 아장아장 걸음마를 떼는 아기처럼 앙증맞은 잎들이 잿빛 세상을 아름답게 장식을 하더니, 여름엔 성숙한 처녀에서 농익은 아주머니가 되어 가며 세상을 온통 녹색으로 물들여 열매를 키우더니, 가을이 오니 봄과 여름의 정열을 노랗고 빨갛게 분출시켜 세상을 하직하는 모습이 눈부시다. 어쩜 시작보다 마무리가 더 아름다운 잎이다. 곱게 물든 단풍잎을 바라보며 일생을 듣고 싶어서 물었다. “나에게 할 말이 있는가?” “할 말이 많지. 들어 줄려나?” “그럼 읊어 보게나.” 다음은 단풍잎들이 나에게 들려 준 이야기다. ★★★ 울긋불긋 내 몸이 변하고 있네. 내가 바라서 이렇게 고운 옷을 입게 된 것이 아니야. 어쩔 수가 없었지. 내 힘으로는 역부족이라서 내 초록 옷이 울긋불.. 2007. 11.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