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장. 소화계 복습: 12. 4살 여진이 "유진아! 내가 널 잘 키울 게!"
할머니는 아이들에게 인체여행 공부를 시키면서 유진이 생각을 많이 한다. 아무래도 데려와야 할 것 같다. 여진이가 혼자 노니 함께 놀아 줄 짝이 필요하기도 하다. 더욱이나 사돈이 가까이 이사를 오니 아이들 돌보기도 더 수월하다. 어디를 갈 때면 서로가 아이들을 맡기고 갈 수가 있고 오후에는 여명이와 유전이에게 맡길 수가 있다. 아이들은 혼자 지내는 것 보다는 모여서 지내는 것이 사회성 발달에도 좋다.
진순이가 소란스럽게 짓는다. 할머니가
-누구세요?-
-유정이 할아버지요.-
-네!-
소스라치게 놀란 모습으로 대문의 문을 연다. 대문 앞에 차를 세우고 보따리를 꺼내고 있다. 차 뒷좌석에는 유진이가 누워 자고 있다.
-이거 유진이 옷이에요.-
-어디 가시나요?-
-딸이 아프데요. 게가 봄을 타거든요. 딸네 집에 가서 보살펴 주어야 할 것 같아요. 이렇게 연락도 없이 갑자기 찾아와서 죄송합니다. 저도 방금 사위한테서 전화 받았어요. 자식이 아프다는데 얼른 가봐야겠다는 생각 밖에 없네요. -
-그러세요. 들어오셔서 차 한 잔이라도 마시고 가시지요.-
-아이고! 마음이 급해서요.-
할머니는 자고 있는 유진을 안는다. 할아버지는 어느새 유진이 옷 보따리를 안에 갖다 두고 나온다. 두 사람은 차에 오르자마자 부~웅 떠난다.
할머니는 낮잠을 자고 있는 여진이 옆에 유진이를 눕힌다. 유진이 자는 모습을 보고 있는 할머니가 행복에 휩싸여있다. 유진은 여진이 보다 생일이 빠른 데도 발육정도는 더 느리다. 여진이 때때로 누나처럼 행동해도 그냥 잘 따른다. 예민한 여진이 부스럭거리는 소리에 잠이 깬다.
-어허! 유진이 왔네!-
눈을 부비며 할머니를 본다. 할머니가 검지를 세워 입술에 대고서
-쉬~~~~~~-
여진이도 할머니처럼 검지를 입술에 대고서
-쉬~~~~~~~-
하면서 몸통을 좌우로 돌린다. 할머니가 여진이 손을 잡고 아주 조용히 방문을 열고 거실로 나와 살짝 닫는다.
-할머니! 오빠랑 언니랑 학교에서 올 때까지 심심해. 유진이랑 함께 살자. 내가 유진이 키울 게 응.-
-내가 유진이 키운다고? 넌 유진이가 오빠라는 것도 잊었니?-
-그래도 맨날 맨날 하는 것이 꼭 애기 같아요.-
-너도 아기야.-
-나 다 컸어요. 키도 크고 똥오줌도 가리고 밥도 잘 먹고요. 글자도 이제 많이 알아요. 할머니가 그랬잖아 여진인 다 컸다고. 유진이랑 같이 살자.-
-맞아! 유진이는 아직도 잘 때는 기저귀를 차니까. 그러자 우리 유진이랑 함께 살자. -
-와! 와! 신난다!-
여진이 두 손을 들고 너울너울 춤을 추며 방방 뛴다.
-그렇게 좋니?-
-응 놀 친구가 있으니까 좋지.-
방에서 유진이 우는 소리가 들린다. 할머니와 여진이가 방으로 들어가자 유진이가 두 사람을 보고 방안을 두리번거리다가 할머니를 꽉 껴안는다.
-왜 내가 여기 있어요? 외할머니!-
-조금 전에 내 고모가 아프다고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고모 집에 가시면서 널 이곳에 놓고 갔다. 여진이랑 함께 놀고 있으라고.-
-여진이요?-
그러고 보니 여진이가 안 보인다. 조금 있으니 물 한 컵을 가지고 여진이가 들어온다.
-유진아! 이 물 먹어. 너는 자고 나면 물마시잖아! 앞으로는 내가 덜 키울 거야.-
-그래 여진아! 잘 키워줘!-
-그래 그래 유진아! 반가워!-
둘이 껴안는다. 할머니가 둘을 보며 웃는다.
林 光子 2009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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