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연 출판사/생명의 詩

낙엽수의 겨울준비

임광자 2015. 10. 8. 22:03

낙엽수의 겨울준비

 

가을비가 주룩주룩

낙엽수들의 단풍준비 시작

햇빛이 약해지면

왜 나무들은 푸름을 접고

울긋불긋 치장을 할까?

 

점점 기온이 떨어지면

햇빛이 약해지고 강수량도 떨어져

광합성을 할 수 없는 잎이

더 이상 영양분을 공급해주지 못하자

제구실을 못하는 잎을 버리고

 

긴 추위의 터널을 지나기 위해

아니 추위와 결사항전을 준비하자

깃털 같은 단풍잎은 화려한 옷을 입고

춤사위를  덩실덩실 추면서

한잎 두잎 바람에 휘날리며

 

훌훌 본체를 떠나자

줄기와 가지는 알몸을 드러낸 체

겨울바람아 오거라

나는 너와 싸우기 위해

나를 먹여 살리던  

 

잎을 훌훌 떨쳐버리기 위해

잎과 가지 사이에 떨겨층을 만들어

잎으로 가는 물길을 막았더니

잎은 그 동안 고마웠다고

화려하게 차려입고

 

후손을 위해

뿌리 위에 내려앉아

추위를 막는 이불이 되겠노라

말라서 깃털처럼 가벼워져

나풀나풀 마지막 춤사위를 펼치더라.

 

낙엽이 뿌리에 내려앉아

푹푹 썩어 거름이 되면

뿌리는 옛정을 생각해

봄이 되면 흡수해 새잎으로

부활시키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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