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바리 강아지 사다
발바리 강아지 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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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부터 장날이면 강아지 파는 곳에 가서 혹시나 발바리 강아지가 나오지 않았나? 기웃거렸다. 오늘도 가서 보니 일반 강아지들은 있는데 발바리 강아지는 보이지 않는다. 혹시나 해서 개 파는 사람에게
“혹시 발바리 없어요?”
“있어요.”
개 파는 사람이 보통 강아지가 들어있는 종이상자를 들어내고 그 아래 구멍이 숭숭 뚫린 플라스틱 바구니를 들어내니 그 속에 더 작은 플라스틱 속에 아주 작은 하얀 바탕에 점박이 강아지가 있다. 그 작은 강아지를 한 손으로 들어 올리더니
“이것이 발바리 새끼예요.”
“얼마예요?”
“일만 오천원내요.”
내 지갑을 열고 보니 일만 이천 원이 있다.
“좀 깎아 주세요.”
“안 팔아요.”
개 파는 아저씨가 발바리 새끼를 다시 가장 밑바닥에 있는 구멍이 숭숭 뚫린 플라스틱 속에 넣고 일반 강아지가 들어있는 종이상자를 올려놓는다.
“집에 가서 삼천 원 더 가지고 올 테니 팔지 말아요,”
말하고 돌아서서 오려는데
“집에 갔다 오고 그러려면 귀찮으니까 가져가요.”
아저씨가 꺼내주는 발바리 강아지가 너무 더러워서 그냥 들고 가기 그래서 내가 멈칫거리며
“혹시 강아지 넣어 갈 비닐봉지 하나 없어요?”
‘집도 가까운데 그냥 들고 가요.“
나는 할 수 없이 엉거주춤한 자세로 두 손으로 발바리를 들고 옷에 강아지가 닿지 않도록 애를 쓰며 들고 와서 더운물에 샴푸로 목욕을 시키는데 발발 떤다. 더운물인데도 추운가 보다 아니 낯선 환경에 낯선 사람이 목욕을 시키니 겁이 나서 떠는지도 모른다. 목욕 시키는데 핸드폰이 울린다. 책 주문 전화다. 여름에 출간예정인 책까지 합해서 6권 주문 전화가 온다. 발바리의 목욕하던 것을 끝내고 물기를 닦아주고 고무다라이 바닥에 신문지를 깔고 넣고서 베란다에 두고 책값 입금 확인하고 책을 발송하기 위해 우체국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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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고무통에서 베란다에 놓고 얼마동안 기를까 생각하다가 아무래도 개집을 사서 처음부터 밖에서 길러야겠다는 생각에 우체국에서 책을 보낸 후에 원마트에 가서 강아지 사료를 사고 철물점에 들러 개집을 샀다.
“발바리가 커도 살 수 있는 개집 있어요?”
“있어요.”
“얼마예요?”
“이만팔천원이요.”
“아예 목줄과 개 줄까지 달아 주세요.”
“그럼 값이 올라가요. 장치해 주는 값은 공짜예요.”
“물론이지요. 물건이 늘어나니 당연히 값이 더 나가지요. 얼마예요?”
“삼만 천 원만 주세요.”
내가 개집을 들고 낑낑거리며 집에 와서 개집 바닥에 신문지를 깔고 발바리를 넣어주고 사료를 주니 우두둑우두둑 깨물어 잘 먹는다. 사료를 다 먹고는 밥그릇을 핥아서 저녁때까지 3번이나 주었다. 아마도 많이 굶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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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지금까지 한 번도 칭얼거리거나 짓지 않는다. 설마한들 벙어리는 아니겠지. 지금은 세상모르고 자고 있다. 이름은 뭐라 지을까? 암컷이라면 발순이라고 하는데 수컷이니 발식이라고 할까? 아니다. 생생연의 발바리니 발생이라고 할까? 목욕 중에 책주문이 들어왔으니 복돌이라고 할까? . 털이 검정과 흰색이니 바둑돌 같아서 바둑이라고 할까? 그런데 수컷이라 암컷을 하나 더 사 놓아서 덜 심심하게 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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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9일
생생연에서 배불리 먹고 하룻밤을 보내더니 가까이 가면 애교를 부린다. 애완견과의 잡종인지 옛날 발바리와는 다르게 더 애교가 많다.
자기와 놀다가 멀리 가는 나를 한 없이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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짓는다! 작게 으르렁거리기도 한다.
☆고창 전통시장 주차장 옆이라 주차장에서 소리가 나거나 불빛이 비추면
밤중에 너주 짖어서 주변에서 시끄럽다고 하고 나도 잠을 잘 잘 수 없어
시골에서 키운다는 사람에게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