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복원(생생연)/임광자책 초고맛보기

땅에 높낮이가 있듯이 피부에는 주름이 있다

임광자 2014. 5. 8. 01:38

 

땅에 높낮이가 있듯이 피부에는 주름이 있다

 

할머니와 세나가 논길을 따라 걷다가 동산에 올라 아스라이 펼쳐지는 논과 밭을 보고 산을 오른다. 오르막 산길을 아름드리 큰 나무에서 뻗어 나온 가지를 오른손으로 잡고 몇 발 걸어 오르다가 왼손으로 왼편 나무 가지를 꽉 잡고 힘을 불끈 쥐고 몇발짝 오르다가 또 다시 오른손으로 오른쪽 나무에서 오솔길 쪽으로 뻗어나온 가지를 잡고 길을 오른다. 그렇게 나무 가지를 잡고 산 봉오리에 올라 너럭바위에 두 다리 쭉 펴고 산 아래 쭉 펼쳐지는 평야를 본다.

세나야! 지상을 보고 느낀 점이 없니?”

높낮이가 있어요. 저기 밭은 계단식이에요.”

네 손등을 보렴. 주름이 있지. 피부에는 주름이 있고 땅에는 높낮이가 있다. 자연에 언덕이 있고 평지가 있고 산이 있고 골짜기가 있듯이 우리의 피부 표면도 높낮이가 있고 주름이 있다. 특히나 손가락의 지문은 유명하다.”
지문은 사람마다 달라요.”

지형도 곳에 따라 다르다.”

지형이 달라서 지명도 있다.”

지문은 도장을 대신하기도 하지요.”

땅에 샘이 있듯이 피부엔 땀샘이 있다.”

땅에 나무와 풀이 있듯이 피부엔 털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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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말에 출간될

생활생물 에세이 시리즈

첫째권 동형동기(同形同氣)의 "인체는 소우주" 원고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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