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복원(생생연)/임광자책 초고맛보기

단숨소설-자손대대로 전해지는 것은 DNA

임광자 2013. 2. 26. 11:59

단숨소설-자손대대로 전해지는 것은 DNA


유정과 동권이 펑펑 쏟아지는 눈을 맞으며 걷는다. 걷다가 되돌아서 둘이서 자신들의 발자국이 남긴 4줄을 보며 하하 거리며 웃다가 다시 걷는다.

유정-눈이 많이 오니 지나는 사람도 없다.

동권-여긴 변두리잖아 도심 보다는 지나는 사람이 적지.

유정-난 우리 동네 들어오면 아늑해서 좋아.

동권-나도 여기 할머니 집에 올 때마다 이사 가지 말고 그대로 살았으면 참 좋았을 텐데 하고 생각을 해.


둘이 할머니 집 대문 앞에서 서로의 눈을 털어준다. 할머니에게 온다는 전화를 미리해서 대문은 열려있다. 대문에서 현관으로 가는 길에는 눈이 소복이 쌓여있다. 현관문 여는 소리를 듣고 할머니가 나오신다.

할머니-눈이 엄청 오는구나. 너희들 온다는 소리 듣고 대문까지 쓸었는데 벌써 수복하게 쌓였네.

유정-눈이 그냥 오는 것이 아니고 쏟아지는 거예요. 모든 것이 다 하얗게 보여요.

동권-눈이 너무 와요.

할머니-이번 겨울은 추웠지만 눈이 많이 와서 식물들은 덜 추었을 거야. 소복이 쌓인 눈은 식물에게는 이불이거든. 거기다가 습도를 높여주어 덜 메마르고. 어서 들어가자.


세 사람이 할머니의 다용도 상 앞에 앉았다. 티스푼이 꽂아있는 3개의 컵엔 갈아서 만든 생강차가 들어있다. 할머니가 보온병에 들어있는 따끈한 물을 부어준다.

할머니-건더기까지 다 먹어라. 생강은 몸을 따뜻하게도 하고 살균작용도 있어 좋다.

동권-할머니 오늘은 DNA의 일생에 대해서 이야기 해 주세요.

할머니-DNA의 일생! 어떻게 알고 싶은데?

유정-DNA가 어떻게 태어나고 무슨 일을 하며 살다 어떻게 죽어 가는지를 알고 싶어요.

할머니-DNA의 생로병사 이야기네.

동권-말하자면 그렇지요.

할머니-DNA는 부모로부터 물려받고 세포가 살아가는데 필요한 모든 정보를 가지고 있다. 우리들의 세포가 갖는 DNA는 아버지의 정자와 어머니의 난자속의 DNA가 합해져서 만들어지고 이 때 만들어진 DNA는 죽을 때까지 그대로 갖고 있다. 너희들이 아이를 낳으면 너희들의 DNA가 아이들에게 전달되는 거야. 그걸 유전이라고 하지. 그렇게 세대에서 세대를 넘어가며 종족보존이 되고 DNA의 끈이 이어지는 거지. 우리 몸은 한개의 세포인 수정란이 분열하여 세포수를 늘려서 자라 만들어지기에 각자의 몸을 이루는 세포는 어디에 있던 다 똑같은 유전암호를 가지고 있어.

동권-어떻게 그렇게 변하지 않고 계속 똑 같이 가질 수 있을 가요?

할머니-그건 DNA가 이중나선이기 때문에 가능하다.

유정-이중나선이기 때문에 가능하다고요?

할머니-수정란은 하나의 세포다. 하나의 세포인 수정란이 태아로 되고 태어나서 아기가 어른이 되려면 세포분열로 세포 수를 늘려야한다.

동권-그래서 생물체의 크기는 세포수의 많고 적음에 따라 결정된다고 배웠어요. 쥐가 작은 것은 세포 수가 적어서고 코끼리가 큰 것은 세포 수가 많아 서라고요.

유정-하나의 세포가 둘로 나눠져서 두 개의 세포가 되려면 DNA도 똑 같이 나누어져야 하는데 어떻게 그렇게 해요?

할머니-DNA의 기본단위가 무엇인지는 아니?

동권-뉴클레오티드요.

 

 

할머니-뉴클레오티드는 무엇으로 되었는지 아니?

유정-예습을 하고 왔어요. 염기와 오탄당과 인산으로 되었어요.

할머니-염기는 몇 종류인지는 아니?

동권-4종류요.

할머니-이름은?

유정-아데닌, 구아닌, 시토신, 티민이요.

할머니-그들한테는 짝이 있다는 것은 아니?

동권-염기짝이라고 하지요. 아데닌과 티민이 짝이고요. 구아닌과 시토신이 짝이에요.

유정-약자로 아데닌을 A라 하고 티민을 T라 하고, 구아닌을 G라하고, 시토신을 C라 해요.

동권- 그래서 염기짝을 A=T, G=C라고 해요.

할머니-예습 잘했네. 오탄당 이름은?

유정-디옥시리보오스.

동권-리보오스에서 산소가 하나 빠져서 디옥시리보오스라고 해요.

할머니-지난번에 가르쳐 준 것을 잊지 않았네.

유정-할머니한테 공부한 것 동권이와 함께 질의문답으로 복습해요.

동권-혼자 하는 것 보다 질의문답으로 공부하면 더 잘 들어가요.

할머니-그리고 인산이 들어가지. 그런데 말이다. 뉴클레오티드들이 결합할 때는 인산과 오탄당이 위아래로 결합을 한다. 염기는 옆으로 오탄당하고 결합해.

유정-두 줄은 어떻게 만들어져요?

 

 

할머니-한쪽에 폴리뉴클레오티드가 만들어지면 각각의 뉴클레오티드의 염기에 맞는 뉴클레오티드가 붙어서 만들어지는데 양쪽 염기들은 수소결합을 한다. 아데닌과 티민은 두 개의 수소결합으로 연결되고 구아닌과 시토신은 세 개의 수소결합으로 연결된다.

동권-잠깐만요. 뉴클레오티드가 쭉 연결되면 폴리뉴클레오티드라고요? 폴리? 폴리?

할머니는 종이에 쓰면서 설명한다.

할머니-폴리는 poly고 many의 뜻이 있다. 앞으로도 어떤 단어 앞에 폴리가 붙으면 다음에 오는 단어가 많다는 뜻이 된다. 그러니 외워 둬.


할머니가 그림을 보면서 설명을 한다. 그림을 보던 동권이가 할머니를 본다.

동권-할머니! 오각형이 서로 반대로 그려졌어요.

할머니-그렇단다. 

유정- 한 줄은 오각형 꼭지가 위로 가는데 다른 한 줄은 오각형꼭지가 아래로 향하네요.


할머니-이 그림을 보렴. 두 개의 세포로 분열하기 전에는 염기 사이에 있는 수소결합이 풀어진다. 그리고 각각 자신이 갖고 있는 염기짝에 맞는 뉴클레오티드를 수소결합으로 짝을 지어서 두벌이 된단다. DNA가 두 벌이 되면 세포가 분열 한단다.

 

 

 

 

동권-그럼 DNA는 한 줄은 그대로 있고 거기에 맞추어서 짝을 만들어 이중나선을 만드네요.

할머니-그래서 DNA는 반보존적 복제를 한다고 그러지. 반보존적 복제를 하니까 언제나 똑 같이 만들어진다.

유정-즉 이중 나선에서 반절만 새로 만드는 거예요. 두 줄로 된 것을 풀어서 외줄로 만들고는 각각의 외줄에 염기짝에 맞추어 뉴클레오티드를 갖다 붙여서 이중나선을 만들고 끝내는 두 벌을 새로 만드는 거지요.

 

 

할머니-그래서 언제나 반은 보존하기에 반보존적 복제라고 한단다.

동권-그럼 DNA는 영원불멸이에요?

할머니-아니다. DNA도 상처를 입는다. 그렇지만 한쪽이 상처를 입으면 다른 한쪽의 염기짝에 맞추어 재생한다.

유정-만약에 양쪽이 상처를 입는 다면요.

할머니-크게 입는다면 그 세포는 제대로 임무를 할 수 없으니까 죽으면서 옆의 세포에게 신호를 보내지. 신호를 받은 세포는 세포분열로 없어진 세포를 새롭게 만들어낸다.

동권-상처가 났을 때 새살이 만들어지는 것처럼 요.

할머니-그렇지. 재생을 하는 거다.

유정-DNA가 어떻게 세포를 다스리는지 설명해 주세요?

할머니-쉬었다 하자.

 

 

2013.02.26. 林光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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