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복원(생생연) 짓기

빗물관 입구 막힘과 맨홀 뚜껑

임광자 2011. 6. 4. 20:00

빗물관 입구 막힘과 맨홀 뚜껑 


이 년 전 일이다.

밖에서 비가 오니 화장실에서도 비가 온다.

-지금 화장실에서 물이 억수로 떨어져요.

나는 집을 지은 시공자에게 전화를 하면서

-집지은지 얼마나 되었다고 화장실에서 우산 받고 큰일을 처리해야 해요.

-천장에서 물이 떨어져요. 변기통 위에 천장뚜껑이 있어요. 그걸 열고 어디서 물이 떨어지는지 봐요.

나는 발틀 재봉틀 집에 바퀴를 달아서 높은 곳에 올라갈 때는 사용한다. 위가 판판하고 넓고 높아서 천장뿐만 아니라 높은 곳에 볼일이 있을 때 아주 편리하다. 그걸 밀고서 화장실로 들어갔다. 천장뚜겅을 열고 보니 파이프들이 이리저리 뻗어있다. 그런데 파이프에서 물이 새는 것이 아니고 천장에서 물이 뚝뚝 떨어진다.

-물이 천장에서 떨어져요. 천장에서 떨어진 물이 파이프에 부딪쳐서 사방으로 퍼져요.

-곧 가서 볼 게요.

 

일층을 짓고 나서 그 위에 이층을 올려 지었는데 화장실 쪽의 배수구가 막혀서 물이 많이 차오르면 화장실로 물이 떨어진다. 아마도 일층과 이층 외벽 사이에 틈새가 생기고, 일층 화장실에서 이층 화장실로 여러 개의 파이프를 올리면서 일층 옥상 바닥에 구멍을 뚫어서인 것 같다.


시공자는 이층 배수구를 살피러 이층 기름보일러 지붕을 타고 넘어가서 빗물로 후줄근해진 커다란 검은 비닐봉지를 들고 돌아온다.

-이것이 배수구 입구를 막고 있었어요.

-기름보일러가 막고 있어서 내가 지붕을 타고 넘어 갈 수가 없어서 그 쪽 배수구는 청소 할 수가 없는데 또 그러면 어떻게 해요?

-바람에 날려 들어갔나 보아요. 그리 흔하게 그 속으로 비닐 봉지가 들어가지 않을 테니 전화하면 우리가 치워줄 게요.

-비오면 지붕이 미끄러울 텐데 어떻게 올라가요. 잘못하다가는 미끄러질 텐데요. 보일러를 앞에다 설치를 했으면 좋은데 보일러가 고장 나도 고치기가 힘들어요.

시공자는 아무 말이 없다.

-보일러를 앞으로 옮기면 안 되나요?

-보일러 호스를 다시 깔아야 해서 돈이 많이 들어요.

-도시가스가 빨리 들어오면 좋은데 ..

-앞으로도 몇 년은 있어야 할 걸요.


나는 예전의 헌집에서 배수구가 나무 잎들에 의해서 잘 막혀서 비가 오면 엄마와 남동생이 잠을 자지 못하고 자주 배수구에 쌓인 낙엽을 치우곤 하였다는 말을 들었다. 만약에 그대로 두면 마당에 물이 차서 토방으로 넘어 온다고 하였다. 그 이야기를 듣고 한길의 맨홀 뚜껑을 생각 하였다. 맨홀 뚜껑 위에 쓰레기가 쌓여도 물은 잘 빠졌다. 아하! 그렇구나. 그래서 헌집의 배수구 뚜껑 앞에 야외에서 불고기를 구워 먹던 큰 철사 판을 올리고 돌로 눌러 놓았다. 그 후로는 밤새껏 비가와도 배수구가 막히지 않고 철사판 위에 큰 쓰레기들이 걸러져 있었다. 그 때 생각이 나서 이층 배수구 위에 맨홀 뚜껑을 덮으면 되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얼마 전에 다시 비가 오자 화장실에서 물이 떨어진다. 나는 얼른 빗물 통으로 연결된 빗물 관을 살폈다. 비는 오는데 빗물 관으로는 물이 한두 방울씩 떨어진다. 다른 빗물 관으로 가서 보니 콸콸 쏟아진다.

비가 그쳐도 천장에서는 물이 떨어진다. 분명히 또 다시 무언가가 이층 배수구를 막고 있는 것이다. 나는 시공자에게 전화를 걸고

-지금 또 화장실 천장에서 물이 떨어져요. 요즘 세상에 우산 받고 화장실 사용해야 하겠어요. 보일러실에도 물이 많이 고였어요. 또 막혔나 보아요. 배수구 위에 맨홀 뚜껑을 올리면 어쩌다가 청소를 해도 되어요. 그러니 이번에는 올라가서 맨홀 사이즈를 어떤 걸로 하면 좋을지 재 봐 주어요.


시공자는 몇 번이나 전화를 해서야 와서 이번에는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서 커다랗고 조금 두터운 비닐봉지를 꺼내서 아래로 던진다. 곧 바로 빗물 관에서 빗물이 콸콸 쏟아진다. 물이 많이 고인 모양이다. 시공자는 내려오면서

-보통 맨홀 뚜껑을 올리면 되겠어요.


재수가 없으면 곧 바로 비닐봉지가 바람 따라 날아가서 그 구석에 처 박혀 있다가 빗물 따라 흘러서 배수구 입구를 막아 버릴지도 모른다. 곧 장마가 시작 될 터인데 아무래도 미리 맨홀 뚜껑을 사다 덮어야겠다고 생각하고 오늘 보통 사이즈의 맨홀 뚜껑을 사왔다.

 

 

사진에서 보다시피 이층 기름 보일러가 오른쪽에 있고

왼편에 옥상에서 내려오는 빗물관이 있다.

옥상에서 내려오는 빗물관은 이층 바닥에 열려 있어

이층 바닥에 떨어진 빗물과 함께 아랫층으로 통하는 

빗물관을 통해 아랫층 바닥으로 내려온다.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배수구에 무언가가 걸리면

기름 보일러가 막고 있어 치우기가 참 어렵다.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거나

기름보일러 지붕을 타고 구석으로 들어가

배수구 청소를 하여야 한다.

 

이건 다른 곳의 배수구다.

찌꺼기가 들어간다고 옆방 아저씨가 이렇게 모기장으로

씌워 놓았다.

 

 

오늘 사온 맨홀 뚜겅을 배수구 위에 이렇게 덮어 놓으면 큰 것이 걸려도 아래로 내려가는 공간이 넓어서 물이 잘 빠진다.

사진은 다른 배수구 위에 맨홀 뚜껑을 올려 놓고 일단 찍은 것이다.

배수구 뚜껑에 씌워진 모기장은 옆방 아저씨가

찌꺼기 들어간다고 한것인데 떼어내야 한다.

나무가 많은 집은 이 위에 더 촘촘한 철사판을 올리면

낙엽이 모두 걸려져서 자주 청소를 하지 않아도 된다.

 

2011.06.04.  林 光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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