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야기

친절한 고창지점 하나로 마트 계산대 여직원

임광자 2011. 4. 19. 19:50

친절한 고창지점 하나로 마트 계산대 여직원


그냥 넘어가기에는 내 뒤통수가 근질거린다. 그래서 글을 남기려고 한다. 오늘 아침 모신문에 끼워져 온 하나로 마트 활인행사 전단지가 눈에 들어왔다. 동생네 옆방 아저씨는 꼭 손빨래를 하는데 세제를 너무 넣는다. 조금씩 넣으라고 하면 적게 넣으면 때가 안 질것 같아서라고 말한다. 그런데 오늘 전단지에 수퍼타이가 10Kg에 11,000원이라고 쓰여 있다.

-이거 싼데.-

내가 동생을 보고 말하자 그거 사다 달라며 11,000원을 준다.

광고지에 있는 전화번호로 전화를 걸어

-수퍼타이 10K에 11,000원 하나요?

-네,

-시장통인데 배달되나요?-

-다른 것은 안 사나요?

-닭은 기름기가 적나요?

-기름기가 있지요.

-시장에서 파는 돌아다니며 자란 산닭은 기름기가 없는데요.

-물론 그런 닭은 기름기가 없지요.

-그럼 수퍼타이만 배달 안 되나요?

-그것 하나만은 배달 할 수 없습니다.


오후에 밀대 큰 가방을 밀고 하나로 마트에 갔다.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직원에게

-수퍼타이 있나요?

-저어기 있어요?

손으로 가리키는 곳으로 가니 수퍼타이가 있다. 밀고 간 가방에 넣고 있으니 여직원이 와서

-카트를 가져 오시지요. 저 밖으로 가셔서 백 원을 넣고 가지고 오셔서 물건을 빼고 다시 제자리에 놓으면 백 원이 나와요.

-거기까지 가느니 그냥 이 가방에 넣었다 계산할 때 뺐다 다시 넣을래요.

-복잡하실 것 같아서요.

여직원이 웃으며 수퍼타이를 가방에 넣는 걸 도와준다.


매장을 여기저기 둘러보면서 가격을 보다가 내가 즐겨 사는 몇 가지 품목에서 조금 더 비싼 것을 발견했다. 더 이상 사지 않고 계산대로 와서 계산을 하는데

-11,500원입니다.

-네? 오늘 모신문에 끼워온 전단지에는 11,000원이라고 쓰여 있던데요?

-아니요. 이곳은 세일이 끝났어요.

-어, 아침에 전화까지 했는데요. 배달이 안된다고 해서 여기까지 왔는데요.

-아닙니다. 우린 쎄일이 끝났습니다. 혹시 몇 번에 전화 하셨는지 기억나세요?

-561에 ...

-여기는 560인데요.

그 때 누군가가 혹시 K마트 광고지를 보셨나 봐요.

-아닌데, 분명히 하나로 마트 전단지였는데. 500원을 더 내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현장가격과 전단지 가격이 다른 것은 문제인데요?

그러면서 나는 11,500원을 냈다. 계산대 여직원은 어쩌면 조금은 불쾌했을텐데도 전혀 흔들림 없는 자세로 어디로인가 가더니 하나로 전단지 하나를 가지고 와서 나에게 보여 주며

-이게 여기서 가장 최근에 나간 광고지예요. 보세요? 세일 기간이 지났지요?

그리고 여기 번호 있잖아요. 이 번호로 전화했어요?

-전화번호가 맞는 것 같은데...내 머릿속에서 561국이었던 것이 기억이 나서 말을 흐렸다.

-그럼요. 혹시 모르니 연락처를 알려주고 가세요?

나는 여직원에게 내 전화번호를 가르쳐 주고 명함을 한 장 놓고 집으로 부리나케 왔다.


집에 오자마자 바로 신문지에 끼워졌던 광고지를 확인했다. 어떻게 된 것인지 신문지 속에는 하나로 마트 광고지와 K-마트 광고지가 함께 있다. 이걸 어쩐다! 둘 광고지가 함께 펼쳐진 것을 본 것이다. 그래서 K-마트 마크는 보지 못하고 하나로 마트 마크만 보고 하나로 마트로 간 것이다.


나는 즉시 560-5700으로 전화를 걸어 어차저차해서 계산대 여직원에게 실수를 하였고 그녀에게 죄송하다고 전해달라며 전화를 끊었다. 그런데도 그냥 무언가가 찝찝하다. 누군가가 K-마트 광고지를 보신 것 아니에요? 물었던 것으로 보아서 지금쯤 내가 잘못알고 그곳을 찾아간 것을 알고들 있을 거다. 그 때 계산대 여직원과 이야기를 할 때 옆에 몇 사람이 있었다. 그냥 넘어 가려니 아무래도 마음이 개운하지 못해서 이 글을 올리며 그 여직원에게

-죄송합니다. 그리고 끝까지 친절하게 대해 주셔서 감사 합니다.

라는 말을 꼭 전하고 싶어서 이 글을 쓴다.


2011. 04. 19.  林 光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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