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돌 날라서 얼마 벌어요?
그렇게 돌 날라서 얼마 벌어요?
주차장 예정지의 흙산이 포클레인에 의해서 무너질 때 마다 숨어 있던 큰 돌이 돌돌 구르며 밖으로 나왔다. 데구루루 뒹굴다가 얌전하게 앉아있는 큰 돌을 움직여서 포클레인과의 거리를 벌여놓았다. 들 수 있는 것은 들고 들수 없는 것은 굴리기로 손 지게차에 올리고 날랐다. 시장 첫 번째 골목에는 옷 장사 할머니가 노점을 벌리고 있다. 그 앞을 지나는데
-얼마 벌었어?-
-네???????-
-그렇게 돌 갖다 주면 얼마 주느냐고?-
-이거 제가 쓸건 데요.-
내 대답에 할머니는 멍하니 나를 처다 보며 말이 없다. 내가 흙 나르고 돌 나르는 것을 보고 돈벌이를 하는 줄 알았나 보다. 계속 돌 나르는 것을 보던 할머니는 다시 질문을 한다.
-그거 갖다 주고 얼마 받아?-
-여기서 조금 더 가면 옷수선소 있지요. 그 앞에 새로 지은 집 있어요. 아세요?-
-으응 알아.-
-거기가 연구소인데 제가 지었어요. 그 앞에 큰 돌도 있고 작은 돌길도 있잖아요. 바로 거기가 생생연이에요. 거기서 쓸 거예요.-
-일꾼 하나 제대로 두었네 그려. 참 부지런하네.-
-이 돌은 약초밭에 징검다리로 놓을 거예요.-
할머니는 내 설명을 듣고도 이해가 안 되는 모양이다. 돈벌이도 아닌데 그렇게 애쓰느냐는 태도다. 아무리 설명해도 소용없다.
-할머니! 제가 이렇게 큰 돌이 필요한데 가까운 공터에서 공짜로 주어오니 바로 돈 버는 거지요.-
할머니는 내가 돈도 안 되는 일로 힘 빼는 모습이 안 되어 보이는지 안쓰럽다는 표정으로 날 처다 본다.
길에서 바라 본 생생연.
멧돌인 것 같아서 가져다 생생연에 놓고서 의자처럼 사용하려고 손 지게차에 싣는데 포클레인 아저씨가 자기가 집에 가져갈거라면서 말린다. 실었다가 다시 바닥에 내려 놓았다.
어제 실어다 놓은 큰 돌들.
주변에도 여러개 있다.
林光子 2008년 12월 1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