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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연 출판사/임광자책 초고맛보기

송사리 추억

by 임광자 2018. 12. 14.

송사리 추억

 

물고기를 잡아 보신 기억이 있나요?
그러니까 1950년에서 1964년까지, 시골에서 서울로 대학을 다니려 올라오기 전이지요 내가 초등학교 다닐 때 교정에 큰 도랑이 있었지요. 그곳에는 송사리, 미꾸라지 작은 붕어, 피라미들이 물속에서 놀았어요.

나는 방과 후에 그 물고기가 잡고 싶으면 감정 고무신을 벗어서 물을 담아 도랑가에 놓고서 물속으로 들어가 물의 흐름과는 반대편에 서서 허리를 굽히고서 내 손을 그대로 아래로 뻗어 치마 끝을 잡고는 바닥에 대고서 친구들 더러 송사리 떼가 오면 몰아 달라 하고는 숨소리도 들리지 않게 조용히 기다려요.

그러다가 송사리가 물이 가득 고인 치마폭 속으로 들어오면 잡은 치마 끝을 그대로 들어 올리면 치마 속의 물은 아래로 빠지고 송사리 떼가 젖은 치마폭 속에서 팔딱팔딱 뛰어요. 그럼 한 손으로는 치마폭을 움켜쥐고 다른 한 손으로는 송사리를 잡아 물이 들어있는 고무신에 넣어요. 그리고는 고무신 속에서 노는 송사리를 보며 맨발로 집에 오지요.
집에도 저수지에서 흘러오는 농수로인 도랑이 있지요.
집에 있는 도랑에서의 물고기 잡기는 20대 초까지 하였지요.

책을 계속 보면 아버지께서는 저에게 "지금 도랑에 송사리 떼가 몰려오고 있다"고 알려 주어서 가면 소쿠리와 물고기 넣는 바커스가 도랑가에 있었지요. 그럼 저는 맨발로 도랑 속으로 들어가 물고기를 잡으며 머리를 식히곤 하였지요.

집의 도랑은 학교 것 보다 폭이 더 커요. 3m 정도였어요. 나는 어릴 때부터 물고기 잡는 일을 아주 자주했지요. 집의 모서리를 사선으로 도랑이 지나고 모서리 쪽 마루와 도랑 사이는 50cm 정도 밖에 되지를 않아서 책을 보다가 지루하면 도랑에 물고기가 있나 없나 보려고 모서리 마루로 와서 도랑의 물속을 보지요.

 

바로 모서리 마루 아래의 도랑에 돌로 아주 얕은 뚝을 만들어 물이 폭포수처럼 흐르게 만들어 밤이면 물이 떨어지는 소리가 마치 재봉틀을 돌리는 소리와도 같았지요.

낮에 특히 큰비가 와서 도랑 가득 누런 흙탕물이 흐르고 난 뒤에는 그 작은 폭포 위로 물고기들이 떼 지어 튀어 올라와요. 미꾸라지는 그렇지를 않는데 송사리는 떼 지어서 다니며 지도자를 따라 무리 지어 이동해요.

폭포 위의 가장자리에 소쿠리를 대고 숨죽이고 있으면 한 마리의 송사리가 올라와서는 소쿠리 속으로 들어와 한바퀴 돌고는 가지요.

시간이 조금 흐르면 물고기들이 떼 지어 소쿠리 속으로 들어와요. 그런데 어쩌다가 한참을 기다려도 송사리가 오지를 않아서 위를 보면 벌써 송사리 떼가 소쿠리의 가장자리 틈새로 빠져나가 올라가고 있어요. 그럴 땐 지도자를 잘 만난 거지요.

모심을 때는 저수지에서 물을 많이 흘러 보내서 송사리와 미꾸라지는 물론 매기새끼도 새우도 장어새끼도 조금은 큰 붕어도 별의별 물고기들이 내려와요.

도랑 위에는 포도 넝쿨이 있어 여름에서 초가을까지 잘 익은 포도를 먹지요. 포도 순을 자꾸 따주면 그곳에서 포도송이 꽃이 나와 다시 포도 열매가 달려요. 두 번째 달리는 포도는 작지만 더 달아요.

잡은 송사리는 냄비에 간장을 조금 붓고 불 위에 올려놓으면 송사리가 죽어요. 그 때야 뚜껑을 열고 어린 풋고추며 호박잎자루를 껍질을 벗겨서 넣고는 고추장을 풀어서 조려서 먹어요. 나는 송사리의 살았을 적이 생각 나 송사리는 먹지 못하고 풋고추와 호박잎자루만 먹었는데 정말 맛있었어요. 호박잎은 넣지 않아요. 그 잎자루만 넣어요.

동생들이 침을 질질 흘리면 통통한 미꾸라지를 잡아 땅에 탁탁 세게 던져요. 그럼 미꾸라지가 죽어요. 그걸 소금을 발라 불에 구어서 먹이면 침을 흘리지 않았어요.

큰비가 와서 물이 넘실거리며 흐를 때는 별의별 것이 다 떠내려가는데 한번은 돼지새끼도 떠내려갔어요. 그렇지만 물살이 너무도 세서 잡지는 못해요. 또 한 번은 아기가 물에 빠져 떠내려갔다고 젊은 한 어머니가 울부짖으며 도랑둑을 따라 마구 달려갔는데 아기는 끝내 못 찾았데요.

물고기를 잡아먹으려고 물총새가 나무에 앉아 있는걸 아주 조심스럽게 다가가서 잡았지요.  다리를 묶어 매어 놓았는데 얼마 못 가 죽었어요. 그리고 공작새의 깃털에선 물이 빠지지 않지만 아름다운 물총새의 깃털에서는 물이 빠져요. 물총새가 죽은 후 땅에 묻어 주고는 다시는 물총새의 아름다운 색깔이며 그 자태를 감상만 할 뿐 잡지를 않았지요.

 

林光子 20060123

 

 

위 글은 다음에 나올 생명의 시초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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