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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

거북한 뱃속을 개운하게 하는 묵은 김치

by 임광자 2008. 1. 29.
 

거북한 뱃속을 개운하게 하는 묵은 김치



우리가 김치를 담그면

유산균은 잽싸게 김치 속으로 들어가

젖산을 만들며 그 속에서 살아가요.


젖산은 바로 유산(乳酸)이고

유산을 만드는 균이라서 유산균

또는 젖산균이라 불러요.


유산균은 종류가 다양하여

먹을거리도 다양하지요.

우유 속에서 사는 유산균도 여러 종류.

김치 속에 사는 유산균과 고추장 속에 사는

유산균도 달라요.


김치는 시어질망정 썩지는 않는 걸 보면

김치 속의 유산균은 다른 균을

잡아먹는 것이 분명하지요.


김치 냉장고가 없던 시절

땅 속에다 김장독을 묻었지요.

가을에 김장독을 묻고서는

늦은 봄에 김장독을 열어보면

김장 위에 덮은 우거지는

폭삭 썩어 문드러져도

그 아래 김치는 그 모습 그대로

맛있는 냄새 풍기며 웃고 있었어요.


김치냉장고에 김장김치를 넣을 때

여름에 먹을 김치통 위에 씌운

우거지를 여름에 보면 썩어 문드러져 있어요.

그렇지만 그 효과는 땅 속에 묻은 것만은 못하지요.

그래도 효과는 있기는 하지요.


어른들은 말씀하셨어요.

묵은 김치 먹으면

더부룩한 뱃속이 개운해진다고.

힘도 생긴다고요.


궁금하지요. 왜 그럴까?

유산균은 잡균의 생장을 억제시키는 물질이나

죽이는 물질을 생산하여

자기 주변에 내어 놓아요.

그래서

다른 균들이 살지를 못해요.


잡균을 죽이는 능력을 가진 유산균은

묵은 김치에 많아요.

어쩜 묵은 김치는

오래도록 유산균을 살게 하여

유산균이 환경이 나쁠 때도

좋은 때를 기다리며

살 수 있는 아포(芽胞)가 많은지도 몰라요.


유산균과 아포를 많이 가진

묵은 김치를

우리가 충분하게 먹으면

위로 들어가서

염산세례를 받아도

유산균은 죽지만

아포는 염산에도 녹지 않아

무사히 위장을 통과하고

대장에 도착하여

습기지고 따뜻하고

영양소 풍부한 환경을 맞아

두꺼운 껍질을 깨고

나와 자라서 싱싱한 유산균이 되어

승승장구하며

자손을 번식하고 활기차게 살면서

우리를 거북하게 하는 잡균을 막 죽여

대장 속을 평화롭게 평정을 하여

우리를 개운하게 해 주어요.


유산균은 대장균이 아니고 장내세균이라서

대장 속에서 오래도록 살지를 못해요.

죽어요. 대장 속에서는 수명이 짧아요.

그래서 김치를 계속 먹어 주어야 해요.


林光子  2008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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